[이성필기자]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대진이 확정됐다. 한국의 두 팀은 모두 중국 클럽과 만나 자존심 대결을 벌이게 됐다.
AFC는 9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AFC 하우스에서 챔피언스리그 8강 대진 추첨을 실시했다. 동아시아 8강에서는 전북 현대가 상하이 상강, FC서울이 산둥 루넝과 리턴 매치를 벌인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8강전에서 전북-서울이 맞대결을 피해 한국팀끼리의 출혈을 줄였다는 점이다. 두 팀 모두 4강에 오를 가능성이 생겼다. 챔피언스리그 경력만 놓고 본다면 우승과 준우승을 해봤던 전북과 서울이 상하이나 산둥에 비해 훨씬 괜찮은 편이다.
물론 최근 중국 슈퍼리그의 막대한 투자를 감안하면 쉽게 볼 상대들은 아니다. 상하이의 경우 스벤 예란 에릭손 전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선수들을 강하게 조련하고 있다.
상하이는 조별리그에서 어수선했던 수원을 홈에서 2-1로 꺾었다. 수원 원정에서는 2군에 가까운 선수 구성으로 0-3으로 패했지만 16강전에서 FC도쿄(일본)를 맞아 원정 다득점으로 제치고 8강에 올라오는 등 만만치 않은 전력이다.
상하이의 외국인 선수도 화려하다.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의 2013년 아시아 정상을 이끌었던 다리오 콘카와 엘케손이 지금은 모두 상하이에 있다. 또, 가나 국가대표로 산전수전 다 겪었던 아사모아 기안도 있다. 중국 국가대표 우레이, 유하이나 한국 전 대표 김주영 등이 미드필드와 수비에서 중심을 잡고 있다.
전북은 추첨 결과 8월 23일 원정 경기를 먼저 치르고 9월 13일 홈에서 2차전을 치르는 행운을 얻었다. 원정 경기만 잘 넘긴다면 홈에서 승부수를 던지기에 무리가 없는 일정이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취약 포지션의 선수 보강을 얼마나 잘 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상하이 역시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 헐크를 불러오려는 움직임이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서울은 조별리그에서 만나 재미를 봤던 산둥과 다시 맞붙는다. 산둥 원정에서 아드리아노가 2골 1도움을 올리며 4-1로 이겼던 좋은 기억이 있다. 홈에서 산둥의 수비에 막혀 0-0으로 비겨 16강 진출의 빌미를 제공했던 다소 껄끄러운 기억도 있다.
산둥도 브라질 국가대표 디에고 타르델리, 지우를 비롯해 알로이시오, 왈테르 몬티요 등 대형 선수들이 있다. 그래도 서울은 이미 싸워봤던 경험이 있어 자신감은 있다. 8월 24일 홈에서 1차전을 치르고 9월 14일 원정 2차전을 치른다. 홈에서 수세적으로 나올 산둥의 전략에 어떻게 대비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둥이 최근 감독을 교체한 것은 변수다. 브라질 올림픽 대표팀 감독 경력의 마누 메네제스 감독을 자르고 구자철(아우크스브루크)이 볼스프부르크(독일)에 뛸 당시 스승이었던 펠릭스 마가트 감독을 영입해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슈퍼리그에서 15위에 머무른 것에 따른 특단의 조치다.
서울이 산둥의 이런 어수선함을 잘 이용한다면 조별리그처럼 무난하게 우세를 점할 수 있다. 다만, 여름 이적 시장에서 선수 이동이 어느 정도가 될 것인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기본 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 보이는 서울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