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 양현종(28)이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불운한 투수로 기록되고 있다.
양현종은 지난 5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6피안타 1볼넷 2실점(1자책)으로 호투를 펼쳤다. 마침 타선도 적당히(?) 터져줘 3-2로 앞선 7회, 승리투수 조건을 갖춘 채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양현종을 또 한 번 외면했다. 8회초 김광수가 김하성에게 역전 투런포를 허용했기 때문. 양현종의 승리는 날아갔고, KIA도 3-4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올 시즌 양현종은 총 9차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전체 투수들 가운데 2위다. 평균자책점도 3.79로 전체 10위. 결코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승수는 단 1승에 그치고 있다.
6일 현재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는 총 26명. 그 중 양현종보다 승수가 적은 투수는 한 명도 없다. 한화 이글스의 송은범이 양현종과 마찬가지로 1승을 거두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송은범은 양현종과는 달리 퀄리티스타트가 1차례 뿐이고, 평균자책점도 5.56으로 높다.
양현종은 충분히 제 몫을 다하고 있다. 12경기에서 78.1이닝을 소화하며 최다 이닝 부문 1위에 올라 있을 정도다. 12경기 중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한 경기는 딱 한 번 있었고, 나머지 11경기는 모두 6이닝 이상을 버텼다.
그럼에도 양현종은 타선과 불펜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승수 사냥에 실패하고 있다. 시즌 8번째 등판이던 5월13일 한화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첫 승을 신고한 이후 4경기에서 2패만을 기록했다.
패전을 기록한 경기는 동료들도 어쩔 수 없었다. 5월19일 두산전에서는 4.2이닝 7실점, 5월25일 삼성전에서는 6이닝 6실점(5자책)으로 양현종이 부진했기 때문. 그러나 5월31일 LG전에서는 실책으로 점수를 헌납하며 6이닝 5실점(1자책)을 기록했고, 6일 넥센전에서 불펜이 승리를 날렸다.
양현종의 투구 일지를 살펴보면, 양현종이 승리하기 위한 방법은 무실점 뿐이다. 올 시즌 양현종은 유일한 무실점 경기에서 유일하게 승리를 챙겼다. 1점이라도 내주면 승리할 수 없었다. 지난 4월20일 삼성전에서는 8이닝 1실점 역투에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이대로라면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도 어려워진다. 양현종은 지난 2014년 16승(8패), 지난해 15승(6패)를 기록한 바 있다. 10승은 커녕 역사에 남을 불운한 시즌을 보내게될지도 모른다. 양현종이 등판하는 날, 팀 동료들이 좀 더 집중력을 발휘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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