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아 이제 할 말 없다니까요."
성남FC 김학범 감독은 '애제자'인 공격수 황의조 이야기만 나오면 고개를 가로젓는다. 팀의 주전 공격수인 것은 확실하고 시간이 갈수록 큰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그래도 애정이 많은 김 감독은 여전히 불만족스운 점이 있다며 시간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절묘한 시점마다 김 감독은 황의조를 호출에 강한 질책과 칭찬을 오가며 자극을 주고는 했다. 그런 순간마다 황의조는 자기 능력을 발휘하고는 했다.
28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1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 김 감독은 황의조를 원톱으로 배치했다. 믿음을 선발 출전으로 드러낸 것이다.
김 감독은 "황의조에게 무슨 말을 하겠는가. 알아서 잘 하겠지. 선수는 스스로 해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다 큰 성인에 프로 4년차인데 잔소리를 해서 무엇하겠느냐는 뜻이다.
게다가 이제 황의조는 국가대표팀 승선이 자연스러운 위치가 됐다. 6월 유럽 원정 2연전에 나서는 슈틸리케호에도 합류한다. 석현준(FC포르투)과의 원톱 경쟁도 다시 시작됐다. 이정협(울산 현대)이 대표 탈락해 둘의 2파전이 됐고 황의조는 충분히 기량을 보여줄 기회도 얻었다.
김 감독은 황의조가 유럽 원정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느끼고 오기를 바랐다. 유럽파를 예로 들며 "유럽파를 봐라. (시즌 중) 한국에서 A매치가 있으면 오가느라 얼마나 힘들겠나. 경기 수도 많다. 그런데도 견뎌낸다. 그런 것에 비교하면 황의조는 편한 거다. 이번에 제대로 이겨내고 왔으면 한다"라고 제자를 격려했다.
이날 인천전에서 황의조는 골을 넣지 못했지만 활발하게 움직이며 파울을 유도하고 패스도 넣어 주는 등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 29일 대표팀을 이끌고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출국하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경기장을 찾아 황의조의 플레이를 관전했다. 스페인과 체코라는 강팀을 상대로 황의조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 지 구상하는 모습이었다.
남은 것은 온전히 황의조의 몫이 됐다. 붙박이 국가대표가 되느냐, 몇 번 기회를 얻고 마느냐는 그에게 달렸다. 스스로 보여주는 것이 필요한 황의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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