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스페셜 원' 조제 무리뉴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지휘봉을 잡았다.
맨유는 27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무리뉴의 공식 선임을 알렸다. 계약기간은 3년이며 2020년까지 연장이 가능한 옵션이 있다. 연봉은 1천200만 파운드(약 208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루이스 판 할 감독을 경질하면서 데려온 사령탑이라 기대감이 상당하다.
무리뉴는 2013년 여름 맨유에 올 가능성이 있었지만 복합적인 이유로 선임 순위에서 밀렸다. 그러나 자존심 회복이 필요했던 맨유는 판 할을 내치고 무리뉴를 통해 알렉스 퍼거슨 시대에 준하는 부활을 꿈꾸게 됐다.
무리뉴 감독에게 주어진 당장의 과제는 평범한 팀이 된 맨유를 특별한 팀으로 되돌려 놓는 것이다. 정상권 팀이던 맨유는 지난 3년 동안 7위, 4위, 5위로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상대팀도 맨유를 만만하게 보는데다 충격적인 패배가 많았다. 데이비드 모예스, 판 할 체제를 지나오면서 혼란도 있었다.
무엇보다 팬심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맨유는 퍼거슨 감독 은퇴 이후 길을 잃고 방황했다. 퍼거슨의 그림자가 워낙 커서 모예스나 판 할의 스타일로는 팬들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
무리뉴는 다르다. 퍼거슨과의 입씨름에서도 지지 않는 등 기싸움에 능한 인물이다. 맨유 팬들도 무리뉴의 특별한 기운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 우승이 가능한 팀으로의 회귀를 꿈꾸는 이유다.
빠른 시간 내 팀을 끌어 올리는 능력이 있는 무리뉴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인테르 밀란(이탈리아), 첼시(잉글랜드)에서의 무리뉴는 절대자에 가까웠다. 부임 첫 해 우승 내지는 그에 버금가는 성적을 내는 등 성과를 냈다. 선수단을 적절히 장악하며 자신의 스타일을 녹였고 외부의 적과도 혈혈단신으로 싸우는 등 싸움꾼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구단 공식 채널인 MUTV와의 인터뷰에서 무리뉴는 맨유에 오래 머물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맡았던 팀마다 3년 이상을 넘지 못했던 무리뉴는 "맨유는 내 감독 경력에 가장 절정의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맨유를 맡으려면 완벽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나는 이 자리를 맡을 준비가 된 감독이다"라며 맨유맨으로 오래 남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실제 맨유는 퍼거슨의 장기 집권 덕분에 한 감독에 대한 믿음이 깊은 편이다. 최악의 궁합이었던 모예스를 제외하면 판 할에게도 지속되는 경질론에도 불구하고 굳은 믿음을 보여줬다.
무리뉴의 복귀로 프리미어리그에는 재미있는 구도 연출이 많아졌다. 레알 시절 앙숙이었던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과의 기싸움부터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 스스로를 '노멀 원'이라 지칭하며 무리뉴와의 차이를 둔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등과의 지략 대결이 더욱 재미있게 될 전망이다. 친정팀 첼시 안토니오 콩테 감독과는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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