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심판 매수 의혹과 관련해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과 이철근 단장이 동반 사의를 시사했다.
최강희 감독은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을 2-1로 승리로 이끌며 8강 진출에 성공한 뒤 이철근 단장과 동석해 최근 불거진 구단 스카우트의 심판 매수 의혹에 대한 입장을 내놓았다.
구단 스카우트 A씨는 지난 2013년 심판 B, C씨에게 총 500만원을 주며 판정을 우호적으로 봐달라고 한 것으로 부산지검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 당시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있다가 소속팀 전북으로 복귀한 최 감독은 상황과 상관없이 선수단의 수장으로서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할 일이라는 자세를 보였다.
챔피언스리그 공식 기자회견 후 심판 매수 의혹과 관련해 따로 기자회견 자리를 마련한 최 감독은 "팀을 맡은 감독으로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 한 팀에 10년 이상 있으면서 구단이나 팬들이나 신뢰를 했고 선수들과도 마찬가지였는데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다"라고 착잡한 심경을 말했다.
책임지는 자세를 강조한 최 감독은 "한국 사회는 어떤 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어서 논란이 된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되고 그런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아직 (검찰) 조사 중이고 모든 일이 정상적으로 밝혀지면 그 때 가서 말하겠다"라면서도 "이번 사태는 제 생각에 전적으로 감독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구단도 피해자고 축구 사랑하는 팬들에게도 사죄를 드려야 한다. 앞으로 사태 추이를 보고 다시 이 자리에 서서 말하겠다"라며 사퇴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스카우트는 코칭스태프의 일원이기 때문에 수장인 감독의 책임이 크다는 최 감독은 "(매수 의혹) 발생 시기에 상관없이 내가 팀을 맡던 중 일어난 일이다. 당연히 감독이 책임을 져야 하고 결과에 대해서 확실한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라고 다시 한 번 사의 가능성을 전했다.
해당 스카우트로부터 검찰 조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지에 대해서는 "불행하게도 (검찰에) 다녀오고 나서 내게 이야기를 했다. 조사를 받고 왔는데 무난하게 잘 받았고 별 일 없는 것처럼 이야기했기 때문에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 더 큰 문제였다"라며 시기를 놓쳐 일이 커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과연 팀에 대한 개인의 충성심이 컸기 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연결 고리가 있는 것일까. 최 감독은 "내가 복귀하기 전이었다. 팀이 어려운데 한 사람의 충성심일 수도 있고 (심판진과는) 오랫동안 지인처럼 지낸 관계로 알고 있다. 본인도 침통해하고 있어서 (자세히) 물을 수는 없더라. 분명히 본인이 팀을 위한 방법을 잘못 선택한 것 같다"라고 얘기했다.
오히려 다른 루트를 통해 해당 스카우트의 검찰 조사 내용을 들었다는 최 감독은 "참고인 조사 등으로 부를 수 있어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조사를 받고 와서도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오래 전 조사를 받은 것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라고만 전했다.
회견에 동석한 이철근 단장도 "구단 책임자의 입장에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후속조치를 단행하겠다. 재발 방지 등을 강조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이 선수단의 수장이라 책임이 있다고 하는데 구단의 책임자는 나다. 내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 한 가정의 자녀들이 잘못되면 부모가 책임을 진다. 각오하고 있다"라며 동반 사퇴 의사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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