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배우 윤여정이 영화 '계춘할망'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소감을 알리며 큰 부담감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캐스팅 과정에서 함께 주연을 맡은 배우 김고은을 추천하게 된 배경도 밝혔다.
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계춘할망'(감독 창감독, 제작 ㈜지오엔터테인먼트)의 개봉을 앞둔 배우 윤여정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계춘할망'은 12년의 과거를 숨긴 채 집으로 돌아온 수상한 손녀 혜지(김고은 분)와 오매불망 손녀바보 계춘할망(윤여정 분)의 이야기를 다룬 가족 감동 드라마다. 윤여정은 이번 영화에서 오매불망 손녀만을 생각하는 제주의 해녀 계춘 역을 연기했다.
'화녀' 등 영화 타이틀롤을 맡았던 시절 이후 수십 년 만에 다시 제목에 이름을 건 주인공으로 분한 윤여정은 큰 부담감에 영화의 제목을 바꾸는 것은 어떨지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목을 바꾸면 어떨지 누차 이야기했다"며 "관객들이 제목의 뜻을 잘 모를 것도 같다고 이야기했는데 바꾸지 않더라"고 말해 웃음을 줬다.
젊은 배우들이 서로 타이틀롤을 차지하기 위해 욕심을 내는 것과는 분명 다른 반응이었다. 그는 "모든 일이 그렇지 않나. 영화가 흥하면 좋지만, 실패해도 나에게 비난이 온다"고 말한 뒤 "나는 늙은 사람이 철 지난 반찬으로 취급받는 것에 익숙하니, '핫한' 김고은 쪽으로 제목을 쓰면 더 좋을 것 같더라"고 말했다.
이어 "편집본을 보고도 김고은의 분량을 더 많이 넣으면 좋겠다고, 극 중 손녀의 이야기를 더 많이 하면 어떨지 의견을 냈다"며 "분량의 문제가 아니다. 분량은 어릴 때 따지는 것이고, 영화는 할머니가 손녀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의 이야기니 그런 흐름이 중요하다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김고은은 '계춘할망'의 캐스팅 과정에서 윤여정의 머릿속에 떠오른 상대 배우였다. 그는 추천을 원하는 제작진에게 "김고은이라는 아이가 조금 달라 보이더라"는 말을 건넸다. "연기는 배우끼리 함께 느끼고 눈을 바라봐야 하는 작업이니 함께 하면 좋을 것 같은 배우를 생각해보게 되더라"고 답한 윤여정은 '은교' 속 김고은의 눈빛에서 남다름을 느꼈다고 돌이켰다.
김고은의 얼굴이 지닌 배우로서의 매력에 대해 언급하며 윤여정은"배우의 얼굴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며 "눈에서, 혹은 입에서 여백이 느껴지면 좋은데 '은교' 속 김고은이 박해일을 쳐다보는 눈이 좋더라"고 추천의 이유를 밝혔다.
'계춘할망'은 오는 1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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