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두산 베어스는 25일 현재 2016 KBO리그 순위표 가장 위에 있다. 14승 1무 4패로 2위 SK 와이번스(13승 7패)에게 2경기 차 앞선 1위다.
7연승을 내달리다 제동이 걸렸으나 지난 주말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3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다시 상승세를 탔다. 투타 모두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다운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김태형 두산 감독 마음 한 구석은 찜찜하다. 외국인타자 닉 에반스 때문이다.
에반스는 25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타격부진 탓이다. 그는 앞선 24일 한화전까지 18경기에 출전해 타율 1할6푼4리(61타수 10안타) 1홈런 5타점에 그쳤다.
시즌 개막 후 시간을 충분히 줬지만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에반스다. 김 감독은 결단을 내렸고 에반스를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대신 최재훈(포수)을 1군에 올렸다.
두산은 지난 시즌에도 외국인타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잭 루츠를 영입했으나 제역할을 못했다. 결국 대체선수로 데이빈슨 로메로를 데려오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올 시즌 현재까지 에반스의 성적만 놓고 보면 '제2의 루츠'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김 감독은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SK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에반스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며 "부진한 성적을 떠나 타격감이 떨어진 가운데 (1군)경기에 계속 나오는 건 의미가 별로 없다고 봤다"며 퓨처스행 결정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김 감독은 "에반스에게도 변화와 자극이 필요할 때"라며 "좋았던 감각을 되찾고 다시 잘 만들어서 1군에 올라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두산은 에반스가 부진하지만 오재일과 김재환 등이 빼어난 타격으로 이를 잘 메우고 있다. 김재환은 4홈런 9타점, 오재일은 3홈런 14타점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김 감독은 "두 선수가 활약해주는 부분도 좋지만 아무래도 에반스가 외국인선수로 제 역할을 해주는 것도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용희 SK 감독 역시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다. 외국인 타자 헥터 고메즈의 타격감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고메즈는 에반스와 달리 1군 엔트리에서 빠지진 않았다. 그는 시즌 개막 이후 내내 1할대 타율에 머물다 최근 간신히 2할(55타수 11안타)에 진입했다. 3홈런 7타점을 기록하고 있긴 하지만 타율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김용희 감독 역시 고메즈에 대해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아직 100%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산과 SK는 상위권에 올라있긴 하지만 외국인 타자 자리가 허전하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그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본격적인 순위 경쟁이 시작됐을 때도 이 고민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장기레이스에 적잖은 손실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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