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대한민국 남자라면 군대를 가야죠."
FC서울의 신진호는 담담했다. K리그 데뷔 후 가장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군 입대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지난해 상주 상무 입대를 위해 테스트까지 받았던 신진호는 예상 밖으로 떨어지면서 포항 스틸러스에서 서울로 이적했다. 그런데 2차 모집에서 합격, 오는 18일 입대하게 됐다.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수원FC와 6라운드에서 신진호는 1골 1도움을 해내며 서울의 3-0 승리에 주역이 됐다. 서울은 5연승을 달리며 1위를 질주했다.
최용수 감독은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의외의 경우의 수가 나온다. (신)진호가 자신있게 승기를 굳히는 기막힌 골을 넣었다. 입대를 하더라도 나에게는 고마운 친구다. 짧은 시간 강한 인상을 남기리라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호평했다.
신진호는 "(군대에) 빨리 갈 줄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빠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군대에 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신진호가 군 입대를 앞두고 있었는데도 서울이 그를 영입했다는 점은 놀랍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서로의 궁합이 잘 맞은 셈이다. 최 감독은 "가지고 있는 장점이 상당히 많았다. 많은 활동량과 창의적인 움직임, 패스 등을 관심있게 봤고 어렵게 영입했다. 군대에 간다는 것도 다 예상했다"라며 손해를 감수한 영입이었음을 설명했다.
짧은 시간에 신진호가 기대 넘치는 활약을 했다는 최 감독은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필요한 선수다. 공격 2선에서의 동선 등 준비도 잘 해냈다"라고 칭찬했다.
신진호 역시 "감독님이 군 문제를 알고도 선택해서 서울로 올 수 있게 도와줬다. 팬들에게 잘하는 것보다 최선을 다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기대에 부응하는 것은 어느 정도 된 것 같다"라고 자평했다.
이날 신진호의 프리킥 골은 동료들의 양보가 있어 가능했다. 그는 "자신이 있었다. 서울에 좋은 키커도 많지만 데얀이나 (주)세종이가 차라고 했고 내가 잘 넣었다"라고 전했다.
서울을 떠나도 우승하길 바라는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그는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 우승을 꼭 해주기를 바란다. 포항에서도 중간에 나갔지만 2013년에 (클래식) 우승을 해낸 추억이 있었다. 올해 서울이 우승하면 멀리서 박수를 치고 싶다"라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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