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두 걸출한 공격수의 명암이 엇갈렸다. 루이스 수아레스(FC바르셀로나)가 꽉 막혔던 경기를 풀어냈다면 페르난도 토레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이해하기 어려운 퇴장을 당하며 경기를 망쳤다.
FC바르셀로나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상 스페인)는 6일 오전(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누에서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으로 만났다.
중요한 승부였기에 두 팀 모두 공격수의 한 방이 필요했다. 특히 아틀레티코가 바르셀로나를 넘을 수 있느냐에 관심이 집중됐고, 아틀레티코 공격수 토레스의 한 방이 터지느냐가 흥미로웠다.
토레스는 바르셀로나전만 16번을 치렀고 총 10골을 터뜨려 강한 면보를 보여왔다.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에서도 바르셀로나전 골맛을 봤기 때문에 아틀레티코의 수비가 잘 버텨주고 토레스가 골을 넣으면 승산은 충분했다.
기대감은 골로 이어졌다. 전반 25분 토레스는 코케의 침투 패스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로 바르셀로나 골망을 갈랐다. 아틀레티코 이적 후 그의 챔피언스리그 첫 골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후 10분 만에 토레스는 지옥으로 추락했다. 골이 터지면서 의욕이 폭발했는지 경고를 연이어 받으며 퇴장 당하고 말았다. 세르히오 부스케츠에게 시도한 거친 태클이 화근이었다.
전반에 퇴장당한 토레스로 인해 아틀레티코는 수적 열세에 몰리며 수비적으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아틀레티코의 장기는 뛰어난 역습인데 토레스가 사라지면서 수비로 버텨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수비를 아무리 잘해도 집중력이 떨어지고 수적 열세에 놓이면 실점 위험이 높아지게 마련, 특히 패스와 공격력이 세계 최강인 바르셀로나를 상대하면 불안감은 커진다. 결국 아틀레티코의 측면에 구멍이 생기면서 수아레스에게 기회가 왔다. 수아레스는 측면에서 연결된 가로지르기 두 번을 놓치지 않고 머리와 발로 두 골을 몰아넣어 동점과 역전을 제조했다.
수아레스의 두 골은 긍정의 기운을 몰아왔다. 바르셀로나는 앞서 지난 3일 레알 마드리드와의 엘 클라시코에서 1-2로 지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특히 39경기 무패 행진이 날아갔고 MSN(리오넬 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가 침묵하며 졌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팠다.
가라앉은 분위기를 살린 것은 역시 수아레스의 골이었다. 파상 공세의 흐름에서 골을 터뜨리며 확실한 결정력을 과시했다. 수아레스의 두 골로 인해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국왕컵 등 트레블(3관왕) 행진에 탄력도 받게 됐다.
수아레스는 2-1 역전승을 이끌며 아틀레티코전 7연승을 이어가는 으뜸 공신으로 올라섰다. 또, 2차전 원정을 앞두고 홈에서 승리를 챙기며 유리한 고지에도 올랐다. 아틀레티코는 2차전에 골잡이 토레스의 부재라는 악재를 안고 경기를 치러야 한다. 전술 자체를 바꿔야 한다. 이래저래 골잡이로 인해 울고 웃은 아틀레티코와 바르셀로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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