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지난 시즌까지 수비에 70% 정도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는 다릅니다."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16 KBO리그 개막전을 앞두고 이렇게 말을 꺼냈다.
염 감독은 "올 시즌에는 선수들이 수비에서 예전과 달리 100~120% 정도 더 집중력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넥센은 자율훈련 기조를 올 시즌도 이어가지만 수비에 좀 더 포커스를 맞췄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넥센의 처지이다.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유한준(kt 위즈) 밴헤켄(세이부 라이온즈) 등이 팀을 떠나 투타가 모두 허전해졌다. 이런 전력 누수를 만회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수비를 강조한 것이다.
넥센과 롯데는 이날 개막전답게 제1선발이 맞대결했다. 넥센은 라이언 피어밴드, 롯데는 조쉬 린드블럼이 일찌감치 예고된 대로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두 팀은 1회부터 주자를 내보냈으나 에이스들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위기를 넘겼다. 3회까지 이어진 0의 행진은 4회 들어 깨졌다. 4회초 롯데가 선취점을 냈는데 피어밴드와 넥센 입장에서 기분나쁜 실점이 됐다.
롯데는 최준석과 강민호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그런데 후속타자 오승택이 3루 땅볼을 쳤다. 2루 주자 최준석이 3루에서 포스아웃됐다. 1사 1, 2루 기회가 이어졌고 손용석이 1루수 앞 땅볼을 쳤다. 넥센에게 찾아온 병살 기회였다.
그런데 1루수 윤석민이 2루로 송구한 공이 1루 주자 오승택의 등에 맞고 굴절됐다. 그 사이 2루 주자였던 강민호가 3루를 돌아 홈을 밟았다. 공식 기록은 1루수 실책.
어이없는 실점을 한 피어밴드는 계속해서 1사 2, 3루로 몰렸으나 이우민과 정훈을 각각 삼진과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벗어났다.
5회초 추가 1실점한 피어밴드는 6회까지 책임진 후 두 번째 투수 김정훈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롯데 타선을 상대로 6이닝 90구를 던지며 9안타를 맞긴 했지만 볼넷은 단 한 개도 내주지 않고 5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잘 던졌다.
하지만 넥센이 0-2로 끌려가는 가운데 강판됐기 때문에 동점 추격이나 역전을 시키지 못한다면 피어밴드가 패전투수가 된다.
피어밴드에게는 운도 따르지 않았다. 앞선 6회말 넥센 공격 2사 1, 2루 상황에서 타석에 나온 김하성이 큰 타구를 날렸다. 김하성은 롯데 선발투수 조쉬 린드블럼이 던진 3구째를 밀어쳤다.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과정에서 폴대 바로 옆을 지나갔다. 최초 판정은 파울이었고 넥센 벤치는 곧바로 홈런성 타구에 대한 합의판정을 요청했다. 합의판정 결과 판정은 그대로 파울로 인정됐다.
롯데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피어밴드와 넥센 벤치, 그리고 넥센 응원단에서는 아쉬운 탄성이 나왔다. 린드블럼도 6이닝을 던졌는데 무실점 역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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