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2015-16시즌 NH농협 V리그 시상식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투표 결과가 나왔다. 바로 만장일치다.
남녀부 신인왕은 각각 나경복(우리카드)과 강소휘(GS 칼텍스)가 차지했다. 두 선수 모두 만장일치로 표를 얻었다.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남녀 신인왕 선정에서 모두 만장일치가 나온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장일치 투표 결과가 처음 나온 때는 지난 2005-06시즌 시상식이다. 당시 흥국생명 소속으로 V리그에 데뷔한 김연경(페네르바체)은 유효 투표수 32표 중 32표를 획득해 만장일치로 여자부 신인상을 받았다.
김연경은 당시 신인왕과 함께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까지 석권했는데 이는 남녀부 통틀어 지금까지 김연경 만이 갖고 있는 기록이다.
나경복도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에 대학 졸업반 선수가 아닌 '얼리 엔트리'로 참가한 선수 중 처음으로 신인왕을 차지하는 선수가 됐다. 그 역시 만장일치로 지지를 받았다.
두 선수는 시상식이 끝난 뒤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공식 인터뷰를 가졌다. 나경복은 "지금까지도 떨린다"며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으로 어떤 말을 했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소휘는 "시상식에서 못한 말이 있다"며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는 동안 나를 지도해준 선생님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지 못했다"고 했다.
강소휘는 "김동열, 홍성령, 조완기 선생님에게 정말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김동열과 홍성령 씨는 김수지(흥국생명)의 부모로도 배구계에 잘 알려져 있다.
나경복은 만장일치라는 득표 결과에 대해 "내가 잘 했다기보다는 소속팀에서 배려를 잘 해준 것 같다"며 "김상우 감독님과 구단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강소휘는 "올 시즌 나 때문에 패한 경기도 많았다"면서 "앞으로 더 많이 배우고 노력하겠다"고 얘기했다.
두 선수 모두 현재보다는 미래가 더 기대된다. 신인왕 수상은 바로 그런 의미를 담고 있다. 나경복은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팀에 왔지만 막상 경기를 뛰어보니 서브와 블로킹에서 대학무대와는 차이가 컸다"며 "다른 팀에서 뛰고 있는 드래프트 동기들이나 선배들을 보면 나보다 더 잘한다. 아직 부족한 게 많다. 더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강소휘는 "이선구 감독님에게 올 시즌 상대 블로킹에 대한 쳐내기 공격을 많이 배웠다"며 "팀에서 같은 포지션인 레프트로 뛰고 있는 이소영, 표승주 언니의 장점을 잘 흡수해서 모두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 더 잘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소영과 표승주 모두 강소휘처럼 신인왕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표승주는 한국도로공사 시절이던 2010-11시즌, 이소영은 2012-13시즌 각각 신인왕으로 선정됐다.
나경복은 "송명근(OK저축은행) 선배의 자신있고 활기찬 플레이를 꼭 닮고 싶다"고 했다. 한편, 강소휘는 시상식 내내 입고 있는 드레스를 불편해했다. 운동을 하느라 늘 입고 있던 트레이닝복과 유니폼이 더 익숙해서다. 그는 "드레스가 너무 어색한 것 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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