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기성용이 빠질 경우를 대비해 플랜B로 선택받은 고명진(알 라얀)이 인상적인 활약으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고명진은 27일 오후(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수파찰라사이 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의 평가전에 한국대표팀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정우영(충칭 리판)과 호흡을 맞췄다.
슈틸리케 체제에서의 A대표팀에 고명진이 합류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 2013년 11월 러시아와의 친선경기 이후 2년 4개월 만에 대표팀 호출을 받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월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참관 당시 시간을 내 카타르리그에서 뛰는 고명진의 경기를 살펴보는 등 점검을 한 바 있다.
고명진은 중앙 미드필더로 패싱력이 뛰어난 자원이다. 공격형 미드필더로도 뛸 수 있다. 이날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 공수를 조율했다. 기성용이 석현준-이정협 투톱 아래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기 때문에 고명진이 평소 기성용의 역할을 대신 한 셈이다.
너른 시야를 보유한 고명진은 전반 5분 만에 상대 수비를 단번에 깨는 스루 패스로 석현준의 선제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했고 석현준이 중거리 강슛으로 태국 골망을 갈랐다.
고명진의 도전적인 패스는 계속 나왔다. 36분 수비에 차단 당하기는 했지만 기성용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넣어줬다. 전진 패스가 자주 나오니 태국도 쉽게 고명진이 위치한 중앙을 공략하지 못했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돌아 들어오는 수고를 해야 했다.
후반에도 고명진은 14분 역습 상황에서 볼을 잡아 태국 진영 미드필드 중앙까지 치고 들어가는 저돌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27분 태국이 역습으로 나오려 하자 지능적인 태클로 차단하는 등 수비에서도 나쁘지 않은 움직임을 보여줬다.
한국은 오는 6월 유럽 원정에서 스페인, 체코와 만나 평가전을 갖는다. 이 시기에 기성용은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로 얻은 병역혜택에 따른 기초군사훈련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다. 굳이 이 두 경기 말고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기성용이 부상이나 경고누적으로 빠지게 될 경우를 대비한 대체 요원을 확보해둘 필요가 있다.
이날 고명진의 활약을 지켜봄으로써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 부재에 대한 걱정을 덜게 됐다. 물론 한 수 위의 강한 상대를 만났을 때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 그래도 더운 기후에서 빠른 태국을 상대로 고명진에 대한 테스트는 충분히 만족할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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