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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 골키퍼 3인방, 그들만의 조용한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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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룡-김진현-김승규, 수문장 1인자 경쟁 다시 시작

[이성필기자] 슈틸리케호 골키퍼 경쟁이 다시 시작됐다. 누가 주전 장갑을 끼는 첫 번째 골키퍼가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1일 안산으로 소집, 레바논과의 월드컵 2차예선(24일) 및 태국과 평가전(27일)에 대비한 훈련에 돌입했다. 각 포지션별 주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골키퍼들은 조용히 그들끼리의 전쟁을 시작했다.

김봉수 전 골키퍼 코치가 팀을 떠나고 차상광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가 임시로 오는 8월까지 골키퍼를 지도하면서 상황은 더욱 혼돈에 빠지고 있다. 9월 시작되는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부터는 '거미손' 이운재 현 올림픽대표팀 코치가 A대표팀으로 승격돼 골키퍼 조련을 하게 된다.

대표팀의 앞으로 일정을 고려하면 주전 골키퍼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일본 J리거 3인방인 정성룡(가와사키 프론탈레),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김승규(빗셀 고베)를 이번 대표팀에 호출했다. 정성룡과 김승규는 올해 J리그에 진출했고 김진현은 팀이 강등돼 J2리그에서 생활하고 있다.

각자의 장, 단점은 확실하다. 정성룡은 풍부한 경험을 앞세운 수비 조율, 김진현은 빌드업 능력과 공중볼 장악, 김승규는 뛰어난 순발력과 동물적 방어력이라는 무기를 갖고 있다.

훈련에서 이들은 별다른 말이 없이 몸을 날리고 그라운드를 구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볼을 받으려는 기합소리 외에는 들리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집중하지 않으면 예비 명단에 있는 권순태(전북 현대)나 이범영(후쿠오카) 등이 치고 올라올 수 있다. 골키퍼는 굵직한 자원이 많아져서 대표팀 입장에서는 폭넓은 선택이 가능하다.

지난해 대표팀이 승승장구하는 과정에서도 주전 골키퍼 자리는 서로 뺏고 빼앗기는 싸움이 계속됐다. 1월 아시안컵에서는 김진현이 부동의 주전이었지만 그가 7월 쇄골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오른 사이 김승규가 8월 동아시안컵을 통해 자리 잡았다. 정성룡은 늘 대표팀에 뽑혔지만 2인자에 머물렀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진현이 빨리 부상에서 돌아와 복귀하라며 특별 메시지를 남기는 등 격려를 하기도 했다.

이들 3명의 골키퍼는 지난해 6월 미얀마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 이후 다시 만났다. 슈틸리케 감독이 가장 선호하는 조합이라 쉽게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대표팀이 무실점 승리 행진을 이어가는 데 있어 숨은 공헌자들이기도 하다.

김진현은 "한 번도 다른 골키퍼들보다 앞선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레바논전과 태국전에 나설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기회가 온다면 실점하지 않고 승리할 수 있도록 돕겠다"라고 말했다.

정성룡은 기록으로 말한다. 가사와키 진출 후 치른 4경기에서 6실점을 했지만 두 경기는 무실점이었다. 대표팀 관계자는 "(정)성룡이는 훈련에만 집중하고 있다. 말도 많이 줄었다. 숙소 근처 산책을 하는 등 자신만의 리듬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김승규도 비슷하다. 예전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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