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최정(29, SK 와이번스)의 방망이가 화끈하게 폭발했다. 장쾌한 그랜드스램으로 승부의 흐름을 일거에 바꿨다.
최정은 1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원정 시범경기에 3루수 겸 3번타자로 선발출전, 0-1로 끌려가던 6회초 2사 만루에서 상대 2번째 투수 김사율을 두들겨 중월 만루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 홈런 한 방으로 SK는 경기를 뒤집은 뒤 8회초 3점을 추가해 7-1로 승리하며 시범경기 2승(2패 1무) 째를 품에 안았다.
비록 시범경기이지만 김용희 감독의 기대에 곧바로 부응하는 홈런포였다. 경기 전 김 감독은 "최정과 김강민이 잘 해줬으면 한다. 단기전은 몰라도 장기레이스에선 역시 해줘야 하는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최정은 구단은 물론 본인 자신도 올 시즌이 매우 중요하다. 지난 2014년 12월 4년 86억원, 당시까지 역대 FA 최고액에 친정팀 잔류를 선언했다. 하지만 야심차게 시작한 지난해 이런저런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81경기 출장에 그쳤다. 타율 2할9푼5리 17홈런 58타점은 그의 명성을 감안할 때 한참 부족한 성적이었다.
그 누구보다 실망감이 컸던 그는 지난 겨울을 충실하게 보냈다. 체력훈련과 기술훈련을 반복하며 미국과 일본 전지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노력의 결과는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시범 3경기에서 7타수 4안타(2루타 1개)를 기록하는 등 출발이 좋다. 그리고 이날 장쾌한 역전 만루홈런까지 터뜨리며 팀이 애타게 바라는 장타력이 부활할 가능성도 드높인 것이다.
이날 최정은 3타수 1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SK 타선에선 최정 외에 4타수 2안타를 기록한 이명기가 돋보였다. SK는 선발 박종훈의 4이닝 1실점 호투에 이어 김주한, 채병용, 고효준, 박희수를 줄줄이 투입해 kt의 추격을 봉쇄했다. kt는 선발 밴와트가 5.2이닝 2피안타 5탈삼진 2실점 호투했지만 4명의 구원진이 합계 3.1이닝 5실점에 그치면서 시범경기 2패(1승1무) 째를 기록했다.
최정은 "오키나와 캠프 때 장타도 없었고 타점도 없었다. 장타 한 개가 빨리 나왔으면 했는데, 오늘 운좋게 만루홈런이 나왔다. 좋은 느낌의 장타가 나와 기분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타석에서 공이 사라지는 느낌이 있는데, 공을 최대한 길게 보려 노력하고 있다. 남은 기간 이 부분을 더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용희 SK 감독은 "선발투수 박종훈이 좋은 모습을 보였다. 정규시즌에도 오늘처럼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기 바란다"며 "최정도 최근 타격감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정규시즌에도 좋은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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