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올 시즌 K리그는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변화를 시도했다. 팀 순위 산정 방식에 있어 승점이 같을 경우 골득실 차보다 다득점 우선 원칙을 앞세운 것이다. 골을 많이 넣는 팀이 순위가 앞서는, 공격지향적인 축구를 유도하려는 의도다.
다득점 우선 원칙은 득점왕 구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일선 지도자들은 경기력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히려 지난해처럼 상, 하위 스플릿이 갈린 뒤 하위 스플릿에 속한 울산 현대 김신욱이 득점왕을 차지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 다시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은 "다득점 우선 제도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공격 축구를 지향하자는 의도는 알겠는데 그런다고 팀 스타일이 하루아침에 변하겠는가"라고 의문문을 던졌다. 성남FC 김학범 감독도 "다득점 우선이면 전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팀이 더 골을 주지 않으려고 몸을 움츠리지 않을까"라고 걱정되는 부분을 설명했다.
제도가 어떻게 변하든 골잡이들의 득점왕 싸움은 변함없이 이어지게 마련이다. 올 시즌 득점왕 후보는 역시 상위권 성적이 예상되는 팀들에서 거론되고 있다. 김신욱(전북 현대), 아드리아노(FC서울)가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고 이동국(전북 현대), 데얀(FC서울)도 여전히 거론된다. 이들 외에도 권창훈(수원 삼성), 이정협(울산 현대), 황의조(성남FC) 등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김신욱은 전북의 막강 2선 공격진의 도움을 받는다. 로페즈, 레오나르도, 이재성, 김보경, 한교원 등 이름만 들어도 화려한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물론 장신 공격수 김신욱의 역할이 오히려 2선의 슛 찬스에 도움을 주는 타깃맨이 될 수도 있고 이동국과의 호흡에 따라 득점이 분산될 가능성도 있다.
아드리아노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경기에서 7골을 몰아치며 이미 놀라운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 대전 시티즌에서 7골을 넣은 뒤 후반기 서울로 유니폼을 갈아입고 8골을 넣어 결정력은 충분히 검증됐다.
올해는 이타적으로 변신한 데얀이 서울로 복귀해 함께 뛰고 박주영, 윤주태, 신진호, 다카하기 요지로 등 도우미들이 많다. 대전 시절 아드리아노를 지도했던 조진호 상주 상무 감독은 "아드리아노는 날이 더워지면 더 폭발력이 좋은 친구다. 가용 자원이 많은 서울이니 득점왕이 되기에 충분할 것으로 본다"라고 예상했다.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3명의 감독으로부터 영입하고 싶은 선수로 꼽혔던 성남의 황의조도 무시하기 어려운 골잡이다. 지난해 공격형 미드필더 김두현과 좋은 호흡을 보여줬던 황의조는 올해 패스마스터 황진성까지 합류해 한결 수월하게 공격을 풀 여유를 얻었다.
황의조는 악명높은 김학범 감독의 체력을 앞세운 빡빡한 동계훈련을 소화했다. 김 감독은 "(황)의조는 더 좋아졌다. 득점왕에 대해서는 물음표지만 활약 자체는 기대해도 좋다"라고 말했다.
클래식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뛰게 되는 이정협의 의지도 남다르다. 윤정환 울산 감독은 "훈련을 정말 성실하게 하더라. 뒤에서만 잘 받쳐준다면 이정협도 충분히 득점왕을 할 수 있다"라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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