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백보드를 지배하는 팀이 경기를 지배한다." (박종천 KEB하나은행 감독)
"양궁농구를 십분 살리겠다." (서동철 KB스타즈 감독)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를 앞둔 양 팀 감독이 장외 설전을 펼쳤다.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가 7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정규시즌 우승팀 춘천 우리은행, 2위팀 부천 KEB하나은행, 3위팀 청주 KB스타즈의 사령탑과 선수 대표들이 참석했다.
하나은행과 KB스타즈는 당장 오는 10일부터 플레이오프 1차전에 돌입한다. 박종천 하나은행 감독, 서동철 KB스타즈 감독이 플레이오프를 앞둔 각오를 다졌다.
먼저 박 감독이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젓겠다. (챔프전에 직행해 있는) 위성우 감독도 맨날 먹던 밥 별로 안 좋아하실 것"이라며 "새로운 밥상을 차려 올라가겠다"고 말했다. 챔프전 진출을 자신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번 플레이오프는 하나은행에게 창단 처음 경험하는 봄농구. 박 감독은 4년째 정규시즌에서 우승해 챔프전에 직행해 있는 우리은행 위 감독에게 새로움을 선사하겠다는 말로 필승 의지를 다졌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젓겠다는 것은 첫 플레이오프 진출로 내친김에 챔프전 우승까지 도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
서 감독은 "알바트로스라는 새가 있다. 몸이 크고 날개가 큰 새로, 평소에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새지만 폭풍우가 몰아칠 때 자연에 몸을 맡기고 지구를 한 바퀴 돌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알려졌다"라며 "저도 올 시즌 어려움을 겪었는데, 우리 선수들에게 몸을 맡기고 지구를 한 바퀴 돌겠다"고 말했다
서 감독은 지난해 7월 십이지장에서 종양이 발견돼 개막전 벤치를 지키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상태가 호전돼 잠시 코트로 돌아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휴식기를 가졌다. 그리고는 1월 말부터 재복귀, 하위권에 처져 있던 팀을 3위로 끌어올리며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따냈다.
출사표를 던진 뒤 본격적인 두 감독의 유쾌한 설전이 이어졌다. KB스타즈의 '양궁농구'가 화두였다. 양궁농구란 외곽슛 위주의 KB스타즈 공격을 이르는 별칭이다.
박 감독이 선제 공격을 날렸다. 박 감독은 "백보드를 지배하는 팀이 경기를 지배한다는 것이 농구 격언이고 정석"이라며 "확률 농구를 해야 한다. 반대로 외곽은 한계가 있다. 양궁농구? 좋다. 하프라인에더 던져서 들어가면 막을 수가 없다. 그러나 양궁농구는 잘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도발했다.
그러자 서 감독은 "스포츠는 흐름과 분위기가 중요하다"라며 "분명 인사이드 강점은 확률적으로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다. 그러나 작년에도 우리는 인사이드가 강한 신한은행을 꺾고 챔프전에 나갔다. 우리의 연승 분위기를 막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양궁농구를 십분 살려 외곽이 인사이드까지 지배하는 경기를 펴겠다"고 맞받아쳤다.
양 팀 감독의 말 그대로다. 하나은행은 첼시 리와 모스비 트윈타워를 앞세운 인사이드에 강점이 있고, KB스타즈는 누구나 3점슛을 던지는 외곽이 무서운 팀이다. 또한 KB스타즈는 8연승으로 정규시즌을 마치며 무서운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과연 두 감독 중 누구의 말이 맞을까. 3전2선승제의 플레이오프는 10일(부천)과 12일(청주), 13일(부천)로 1~3차전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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