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최대한 높은 순위로 시즌을 끝내겠다."
프로농구 서울 SK 문경은 감독은 최근 경기를 끝내면 항상 순위 이야기를 꺼냈다. 비록 포스트시즌 진출은 좌절됐으나 조금이라도 더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치고 싶다는 일종의 승부사 기질을 드러낸 것이다.
SK는 2012~2013시즌 정규리그 1위, 2013~2014, 2014~2015 시즌 3위를 기록했다. 통합 우승을 해내지 못했지만 문 감독 체제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던 참이라 성적에 대해 집착을 할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 SK의 6강행은 일찌감치 좌절됐다. 김선형이 대학 시절 범한 불법 스포츠도박 건으로 징계를 받아 시즌 초반 나오지 못했고, 김민수는 부상으로 애를 먹었다. 드워릭 스펜서도 부상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그야말로 되는 일이 없는 SK와 문 감독이었다.
그러나 다음 시즌을 위해서라도 최대한 많이 이기고 조금이라도 높은 순위로 마치는 것은 SK의 숙제가 됐다. 마침, 1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부산 KT와의 시즌 마지막 통신사 라이벌전은 순위를 올리기에 좋은 경기였다.
SK는 7위 KT에 두경기 차 뒤진 8위였다. 경기 전까지 창원 LG와 공동 8위라 이날 승리가 중요했다. KT가 SK를 꺾고 LG가 안양 KGC에 패하면 KT의 7위가 확정되기 때문이다. 문 감독이 원하는 높은 순위의 꿈이 날아가게 되는 셈이다. 6강이 무산된 상황에서 7위는 SK로서 최소한의 자존심을 살릴 수 있는 순위였다.
문 감독은 이날 김선형, 변기훈, 드웨인 미첼, 데이비드 사이먼 등 가용 인원을 총동원해 KT를 상대했다. 단 한 번도 벤치에 앉지 않으며 승부에 대한 집착을 보였다. 1쿼터부터 애매한 판정이 나오자 변기훈을 통해 심판에 항의하는 등 남다른 승리욕을 보였다.
그러나 경기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전반까지 40-39로 근소하게 앞섰지만 3쿼터 높이 싸움에서 밀리면서 점수가 벌어졌다. 사이먼이 심판의 판정에 흥분하는 등 어려운 상황이 끊임없이 나왔다. KT 제스퍼 존슨의 외곽포 봉쇄에도 실패하는 등 한숨이 나오는 경기가 계속됐다.
결국, SK는 81-96로 패했고 문 감독은 고개를 숙였다. 그래도 다음 시즌을 생각해 이대헌, 최원혁 등에게 출전 기회를 줬고 국군체육부대에서 전역한 변기훈의 감각 찾기도 배려했다. 순위를 끌어올리려던 꿈은 무너졌어도 한 경기를 소중하게 여기며 소득을 얻으려 애쓴 문 감독의 KT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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