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한국 축구의 유망주 발굴은 늘 숙제처럼 따라다녔다. 종종 축구 천재가 탄생했다며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부상 등 환경적인 요인으로 일찍 잊혀지는 경우도 많았다. '비운의 천재'라는 말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K리그 유스 클럽 시스템이 갖춰지고 해외 명문 유스팀에서 성장하는 젊은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이런 걱정은 사라지기 시작했다. 좋은 환경에서 수준 높은 지도를 받으면서 기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축구 지능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큰 주요 유망주들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스페인 FC바르셀로나 유스에서 수련 중인 백승호(19), 이승우(18)가 대표적이다. 또 잠시 바르셀로나와 멀어져 있지만, 장결희(18)도 지켜봐야 한다.
백승호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가 풀리면서 바르셀로나 B팀과 훈련 중이다. 후베닐A에 속해 있지만 어디까지나 기량 쌓기의 무대로 보인다. 후베닐A를 이미 뛰어넘었다는 평가다.
1군 훈련에도 불려가는 등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기량만 더 쌓는다면 시즌 말미에는 깜짝 데뷔할 것이란 기대도 해볼 수 있다. B팀 헤라르드 로페스 감독이 "백승호는 곧 B팀에서 뛰게 될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높인 것이 그렇다.
가장 큰 관심은 역시 튀는 이승우에게 쏠린다. 그의 화끈한 돌파와 시원한 슈팅은 한국 축구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캐릭터다. 자기 개성이 확실해 위계질서를 중시하고 예의 차리기를 좋아하는 한국 축구에 신선하게(?) 다가오고 있다.
이승우의 한 측근은 "(이)승우는 대중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가진 것이 많은 친구고 발전 가능성도 충분하다. 다만, 한국적인 정서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는데 (이)승우의 개성을 이해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정서만 문제가 되지 않으면 충분히 실력을 보여줄 수 있다"라고 전했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적한 대로 이승우는 실전 감각을 더 쌓으며 중심을 잡는다면 더욱 무섭게 클 수 있는 특출한 자원이다. 후베닐A 리그나 유럽축구연맹(UEFA) 유소년리그 등을 잘 치르면서 성장한다면 더 좋은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다만 경계해야 할 점은 자신의 발전 못지않게 비숫한 수준의 세계적인 경쟁자들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량 발전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유럽 축구를 깊게 공부한 김학범 성남FC 감독은 "이승우의 연령대가 올라가면 다른 선수들의 기량도 몰라보게 달라진다. 차이를 적게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이 둘과 비슷한 연령대의 자원들도 급성장하고 있다. 유주안(18, 매탄고), 한찬희(19, 광양제철고), 이상민(18, 현대고), 이승모(18, 포항제철고), 김진야(대건고) 등 지난해 17세 이하(U-17) 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을 이끌었던 유망주들의 성장도 눈부시다.
이들은 안익수 감독이 이끄는 19세 이하(U-19) 대표팀에도 선발됐다. 2017년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준비하는 대표팀에 승선했다는 것 자체로도 충분히 발전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모두 K리그 유스팀 산하 소속이라는 점에서 향후 체계적 육성의 길을 그대로 따른다면 더욱 실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했던 황희찬(20, 잘츠부르크)까지 넓은 의미의 유망주로 포함시키면 한국 축구의 미래 자원은 더욱 두꺼워진다. 이 외에도 많은 유망주가 이름을 알릴 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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