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프로농구 선두 경쟁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조용한 추격자' 전주 KCC가 울산 모비스, 고양 오리온이 형성하고 있던 양강 구도를 깨고 1위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KCC는 어느새 공동 2위까지 뛰어올랐다. 고양 오리온이 4일 안양 KGC에게 발목을 잡히며 가만히 앉아서 순위가 올라갔다. 이제 KCC는 5일 선두 울산 모비스와의 일전을 통해 선두 자리를 넘본다.
KCC와 모비스의 승차는 1.5경기. 만약 KCC가 5일 맞대결에서 승리한다면 양 팀의 승차는 반경기까지 좁혀진다. 그렇게 되면 상승세를 타고 있는 KCC가 향후 선두 경쟁에서 유리한 입장이 된다.
KCC는 5연승을 질주 중이다. 최근 10경기 성적 7승3패, 15경기 성적 11승4패로 상승세가 뚜렷하다. 그 사이 중위권에 머물던 순위가 선두를 바라볼 정도로 높아졌다.
뒷심이 무섭다. 지난달 30일 서울 삼성전에서는 14점 차까지 뒤지던 경기를 종료 7초 전 뒤집으며 승리했다. 연전으로 펼쳐진 31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도 2차 연장 끝에 113-108로 이겨 연승을 이어나갔다.
반면 모비스는 최근 5경기 성적이 2승3패로 부진하다. 10경기에서는 5승5패, 15경기에서는 8승7패를 기록 중이다. 그렇게 주춤거리는 동안 선두 자리를 위협받게 됐다. KCC와 달리 모비스는 힘이 빠진 모습이 역력하다.
지난 2일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49-66으로 완패를 당하며 굴욕적인 기록을 새로 썼다. 구단 한 경기 최소 득점 신기록이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KBL 1위 팀의 공격력이…"라며 자조섞인 목소리를 냈다.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도 KCC가 모비스에 3승2패로 앞서 있다. 하지만 직전 맞대결이던 지난달 15일 경기에서는 모비스가 80-72로 승리했다. 모비스도 선두 수성을 위해 KCC전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모비스의 수비와 KCC의 에이스 안드레 에밋의 득점력이 양 팀 승부의 관건이다. 모비스는 공격보다 수비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상황. 유재학 감독은 "안 들어가던 슛이 갑자기 잘 들어갈 수 없다"며 "궂은 일과 리바운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밋은 모비스를 상대로 평소보다 낮은 득점력을 보였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24.5득점(전체 3위)을 기록 중인 에밋은 모비스와의 5경기에서 평균 21.4득점에 그쳤다. 지난해 11월19일 경기에서는 11득점에 그쳤고, 그 경기에서 KCC는 모비스에게 66-85로 완패를 당했다.
KCC는 지난 3시즌 동안 10위-7위-9위에 그쳤다. 올 시즌은 그동안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낼 좋은 기회다. 챔프전 3연패를 달성한 최강자 모비스를 제치고 정규시즌 우승에도 도전해볼 수 있는 KCC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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