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지난 2일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서울SK 원정에서 70-90으로 대패한 뒤 체력을 이야기했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통해 체력을 회복하면 선두권 싸움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냉철한 전망이었다.
체력 회복의 중심에는 올해로 한국 나이로 서른여섯이 되는 가드 양동근(35)이 있다. 양동근은 올 시즌 평균 출전 시간이 36분 20초나 될 정도로 여전한 체력을 자랑한다. 모비스에 없어서는 안 되는 인물이다.
양동근이 시즌 초반 국가대표에 차출되자 모비스의 출발도 부진했다. 올 시즌 리빌딩 과정이라는 점에서 어려움은 당연히 예상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팀 중심을 잡아주며 리빌딩을 이끌어야했고 그 주인공은 양동근이었다.
양동근은 지난 15일 전주KCC전에서 어시스트 8개를 해내며 통산 2천507개를 기록했다. 프로농구 통산 5번째 정규리그 어시스트 2천5백개 고지를 돌파한 것이다. 17득점은 양념이었다.
여전한 그의 경기력은 모비스의 1위 수성을 이끄는 힘이다. 17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난 지난 13일부터 이틀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지만, 양동근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KGC는 절대로 만만한 팀이 아니다. 이정현이라는 슈터에 오세근, 양희종의 힘과 찰스 로드의 골밑 힘까지 있어 쉽지 않았다. 실제 경기도 전반을 모비스가 32-25로 앞섰지만 3쿼터 44-44 동점이 된 뒤 4쿼터 시소게임으로 이어졌다.
양동근의 존재감은 접전 상황인 4쿼터에 더욱 빛났다. 4쿼터 시작 후 KGC가 김기윤의 3점포로 47-46으로 뒤집자 곧바로 3점포로 응수했다. 흐름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점수가 다시 60-54로 벌어진 뒤에는 경기 속도를 조율하며 KGC의 강한 압박을 견디는 데 집중했다. 점수를 더 벌리기 위해 시도한 3점슛이 림에 맞고 나오기는 했지만 노련한 수비로 경기를 이끌었다. 전준범이 치명적인 파울로 자유투를 허용하며 승부가 연장전으로 향하는 순간에도 질책 대신 칭찬으로 독려했다.
연장전에서도 양동근은 지치지 않았다. 종료 1분 58초를 남기고 모비스의 첫 득점도 양동근의 3점포였다. 비록 팀은 65-70으로 패했지만, 22득점 5리바운드를 해낸 양동근이 없으면 안 되는 이유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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