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기존 틀을 깨지는 않겠다."
17세 이하(U-17) 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이끌고 조별리그 무패로 16강까지 올려놓은 뒤 포항 스틸러스 지휘봉을 잡은 최진철(44) 신임 감독이 시간에 쫓기면서도 여유를 잊지 않겠다고 전했다.
최 감독은 4일 충남 논산 건양대학교에서 열린 축구 선수들의 자선 행사인 '추캥(축구로 만드는 행복)'에 참석했다. 선수들 자체 자선 경기는 처음이라 최 감독은 신기함과 즐거움이 가득했다며 내년에도 참가 의사를 밝혔다.
각종 행사로 바쁜 12월이지만 최 감독의 마음은 오직 포항에만 쏠려 있다. 내년 1월 정식 감독으로 부임하지만 조금이라도 선수들을 빨리 만나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오는 28일 공식 상견례가 예정되어 있다.
최 감독은 "포항 구단과는 이번주에 만나 관련 일정을 정리했다. 휴가가 5주가 채 되지 않아 상당히 빡빡하지 싶다"라며 앞으로 팀을 이끌 걱정을 숨기지 않았다.
포항은 정규리그 3위로 내년 2월 9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를 치러 본선 직행 여부를 타진해야 한다. 남들보다 최소 3주는 먼저 시즌을 시작하는 셈이다. 팀을 만들어야 하는 최 감독 입장에서는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
하지만, 여유를 가진 최 감독은 "시간이 많으면 좋겠지만, 짧은면 짧은 대로 하는 것이 맞다. 최선을 다 하겠다"라고 답했다. 기본을 만들기 위해 전지훈련지도 연습 경기를 많이 치르는 터키 안탈리아가 아닌 태국 방콕으로 결정했다.
최 감독의 구상이 실현되려면 자유계약선수(FA), 그리고 계약이 만료되는 주전급 선수들을 붙잡는 것이 중요하다. 포항은 7명 정도가 이번에 계약이 만료된다. 이들이 팀을 떠난다면 전체 전력의 틀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모기업 포스코의 지원이 감소하면서 포항의 살림살이 역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최 감독은 "구단에 다 잡아달라고 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일단 (내가) 원하는 선수는 모두 잡아주시리라 믿고 있다"라며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그나마 전임 황선홍 감독이 기본 틀을 잘 만들어 놓았다는 점이 다행이다. 최 감독은 평소 자신은 수비수 출신이지만 공격 축구를 선호한다며 적극적인 경기를 예고한 바 있다.
최 감독은 "이미 완성이 된 팀이라 하고 싶은 축구가 좀 더 빨리 나타날 수 있을지 모른다. 기존 틀을 깨지 않으면서 더 잘 해보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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