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인천의 아들'은 끝까지 울지 않았다.
28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 2015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남 드래곤즈의 최종전이 열렸다.
당초 이날 경기는 이천수의 은퇴 경기로 치러질 예정이었다. 이천수는 이번달 초 은퇴를 선언하고 한 종편TV의 축구 해설위원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겠다고 밝혔다. 은퇴 기자회견까지 갖는 등 마음의 정리를 했다.
이날 전남전은 은퇴 경기로 예정됐지만 이천수는 발목 부상이 낫지 않으면서 뛸 수 없었다. 결국, 소박한 은퇴식으로 정리됐다.
하프타임 때 정장 차림으로 그라운드에 선 이천수를 향해 인천 서포터는 '풍운아를 품은 우리는 행운아'라는 현수막을 들어 올렸다. 좋은 축구 실력과 함께 이런저런 사고도 잦았던 이천수가 고향팀에서 마지막을 함께 했다는 것이다.
이천수가 축구인생의 고비를 겪을 때마다 조력자 역할을 했던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는 꽃다발을 전달했다. 노상래 전남 드래곤즈 감독도 꽃다발을 건넸다. 전남 시절 임의탈퇴 처분을 받는 등 좋은 인연은 아니었지만 공교롭게도 이천수의 마지막을 함께 한 전남은 그의 은퇴를 격려했다.
이천수는 "저는 인천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축구를 했고 마지막을 인천에서 할 수 있어 행운아"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인천 시민들과 미추홀 보이스 서포터가 있어 영광된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인천의 아들로서 인천시민들이 더 재밌게 축구를 즐기시도록 밖에서 더 잘 돕겠다"라고 다짐했다.
인천 부평고 출신인 이천수는 2002 한일월드컵 당시 막내로 대표팀에 뽑혀 4강 신화에 기여했다. 이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소시에다드, 누만시아, 네덜란드 페예노르트,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 일본 오미야 아르디쟈 등을 거쳤다. 대표팀에서는 총 78경기를 뛰며 10골을 넣었다.
사고도 잦았다. 2008년 수원 시절 우승 후 문제를 일으켜 임의탈퇴 처분을 받았다가 전남의 구제로 기사회생했다. 하지만, 심판을 향해 주먹감자를 날려 물의를 일으켰다. 2013년 인천에 입단해서도 술집에서 폭행 시비에 휘말리는 등 평탄하지 않은 축구 인생을 걸어왔다.
은퇴한 이천수는 인천 유소년 디렉터로 새로운 축구 인생을 시작한다. 동시에 축구 해설가로도 발을 넓힌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