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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감독, 수원 월드컵 보조구장 잔디 상태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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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탄화 작업도 되지 않고 상태도 나빠 "상대에게 이득이 될 뿐"

[이성필기자] "축구 목적에 맞게 잔디 관리를 해 달라."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대표팀 소집 첫 날부터 화가 났다. 연습 구장으로 사용하는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의 형편없는 잔디 상태 때문이다.

축구대표팀은 9일 수원에서 소집됐다. 숙소인 시내 호텔로 모인 대표팀 선수들은 이날 오후 가벼운 패스 게임으로 몸을 풀며 첫 훈련을 가졌다. 한국대표팀은 오는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미얀마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5차전을 치른다.

훈련을 지휘하는 슈틸리케 감독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잔디 때문이다. 보조경기장 잔디는 곳곳이 누렇게 떠 있었다. 평탄화 작업도 제대로 하지 않아 선수들의 패스가 굴러가다가 튕겨 오르기도 했다.

보조구장 관리 주체는 최근 수원 삼성과 상업권 보장 문제로 마찰을 빚은 (재)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이다. 경기장 잔디 상태는 흡사 외국 원정을 떠나서 현지 텃세로 푸대접을 받을 때와 비슷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주 간단하다. 우리를 상대하는 팀들은 수비적으로 나온다. 이 경우 빠르고 짧은 패스로 극복해야 하는데 이런 잔디에서 훈련하는 것은 상대에게 더 이득이 될 뿐이다"라고 따끔한 지적을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몇 차례 월드컵 보조구장을 실사했다. 그러나 대안이 없어 보조경기장에서 연습하기로 결정했다. 화성종합경기타운까지 가려면 1시간 가까이 걸리는 데다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는 지도자 강습회 등으로 숙소동이 빈 곳이 없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다른 곳도 알아봤지만, 현실적으로 보조경기장 외에는 훈련장 대안이 없다. 월드컵경기재단으로부터는 잔디 상태에 대해 어떤 답변도 듣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강하게 고개를 가로저으며 잔디 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동작을 취한 뒤 "비단 대표팀만 이런 상황에 처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K리그 팀들도 제대로 된 경기장과 훈련장에서 연습과 경기를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이어 "관리재단이나 시설관리공단 등 시설 관리 주체가 축구 목적에 맞게 잔디 관리를 했으면 좋겠다. 대표팀 경기는 수백만 명이 TV 생중계를 통해 시청한다. 이런 잔디가 그대로 대중에게 노출되는 것이다. 좋지 않은 상태라 안타깝다"라고 강조했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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