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한국야구가 삿포로돔의 아픔을 벗어나지 못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대표팀이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2015 프리미어12' 개막전에서 일본에게 0-5로 완패했다.
삿포로돔은 야구뿐 아니라 축구에서도 한국에게 아픈 기억이 있는 곳이다. 한국야구대표팀은 2004 아테네올림픽 대륙별 예선에서 본선행 티켓 획득에 실패했다. 지난 2003년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 맞대결에서 0-2로 졌기 때문이다.
한국축구대표팀도 지난 2011년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 친선경기에서 0-3으로 졌다. '김인식호'는 이런 징크스를 떨쳐내기 위해 타도 일본을 외쳤지만 이번에도 바라던 승리를 얻어내지 못했다.
한국은 '2015 프리미어12' 개막전을 앞두고 삿포로돔 현지 적응 훈련 시간을 요청했다. 그러나 대회 주최측인 세계야구소프볼연맹(WBSC)과 일본 측은 난색을 표했다. 개막전 경기 전날 일본프로축구(J리그) 경기가 예정돼 있다는 이유였다.
삿포로돔은 다목적 경기장이다. 야구뿐 아니라 축구도 열린다. 이런 이유 때문에 다른 구장과 차이가 있다. 파울지역이 넓다. 폭투가 나왔을 때나 파울 지역으로 날아간 뜬공 타구 수비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낯선 구장 환경으로 인해 우려하던 상황은 2회말 일본 공격에서 나왔다. 0-0으로 맞선 가운데 한국 선발투수 김광현은 선두타자 나카타 쇼(니혼햄)를 3구째 헛스윙 삼진 유도했다. 그런데 공이 원바운드가 되면서 포수 강민호(롯데 자이언츠)를 맞고 옆으로 튀었다.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이 되면서 나카타는 1루로 출루했다. 김광현은 후속타자 마쓰다 노부히로(소프트뱅크)에게 안타를 맞아 무사 1, 2루로 몰렸다.
그런데 마쓰다가 친 타구도 한국에게 아쉬운 상황이 됐다. 우익수 손아섭(롯데)은 포구 위치를 잡고 다이빙캐치를 시도했다. 그런데 삿포로돔 인조잔디가 수비에 걸림돌이 됐다. 인조잔디 재질이 국내 구장에 깔린 것과 달랐다. 손아섭은 몸을 날렸지만 예상보다 도약 거리가 짧았다. 가정이지만 국내구장 또는 천연잔디였다면 손아섭의 호수비가 될 수 있었던 타구가 안타가 됐다.
2회말 이렇게 내보낸 주자는 모두 홈을 밟았다. 한국으로서는 일본에게 기선제압을 당하면서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밖에 없었다. 삿포로돔에 또 하나 안좋은 기억이 추가된 것이다.
한국대표팀은 9일 일본을 떠나 남은 B조 조별 예선이 치러지는 대만 타이베이로 이동한다. 오는 11일 타오위엔구장에서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B조 두번째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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