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하룻만에 주도권이 바뀌었다. 1차전 승리팀 삼성 라이온즈는 '언더독'에서 '페이보릿'으로 딱지를 바꿔 붙였다. 반대로 허망하게 첫 경기를 역전패한 두산 베어스는 이제 무척 다급해진 상황이다. 무조건 2차전을 이겨야 한다.
1차전 삼성의 9-8 역전승은 여러모로 한국시리즈의 모멘텀을 바꿔놨다. 핵심 투수 3인방의 이탈로 끌려갈 것이라던 삼성은 무척 여유를 갖게 됐다. 무엇보다 막강한 타선의 집중력과 '임시 마무리' 차우찬의 위력을 확인한 점이 고무적이다. 안지만과 임창용, 불펜의 필승라인이 빠졌어도 승리를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반면 두산은 내상이 무척 크다. 다 잡은 경기를 폭투와 실책으로 어이없이 내주면서 '1패 이상'의 상처가 생겼다. 셋업맨 함덕주가 부진 탈출에 실패했고, 마무리 이현승은 진 경기에서 공을 29개나 던졌다. 설상가상 플레이오프부터 두산 타선의 도화선 역할을 한 정수빈이 불의의 부상을 입었다. 6회초 희생번트 시도 중 투구에 왼 검지를 맞은 정수빈은 부상 부위에 6바늘을 꿰맸다. 부상 부위가 좋지 않아 2차전 출전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렵다.
이제 시리즈의 운명은 2차전에 달렸다. 삼성이 또 이긴다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5연패 가능성이 무척 높아진다. 반면 두산이 승리할 경우 시리즈는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안개국면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결국 2차전 선발 투수인 장원삼(삼성)과 니퍼트(두산)의 어깨에 시선이 쏠린다. 어느 쪽이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최대한 오래 버티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장원삼은 올해 26경기에서 10승 9패, 평균자책점 5.80으로 다소 부진했다. 하지만 후반기 12경기선 5승2패 평균자책점 4.13으로 한결 좋아졌다. 두산전 5경기 성적은 3승 3.58로 더 뛰어났다. 올 시즌 대구 홈 9경기 성적은 5승3패 5.29.
전통적인 '사자 킬러' 니퍼트는 올 시즌 삼성전 4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4.34에 그쳤다. 통산 23경기 14승2패 2.59와 비교해 다소 처진다. 다만 올해 포스트시즌서는 전성기 모습을 완벽하게 되찾았다. 준플레이오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0.78로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NC와의 플레이오프 2경기에선 16이닝 무실점 역투로 시리즈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2차전은 시리즈가 단기전으로 끝날지 또는 장기전으로 치달을지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마운드의 핵심 3인방 없이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류중일 삼성 감독은 7차전까지 가서야 승부가 날 것이라고 봤다. 반면 김태형 두산 감독은 5차전에서 끝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2차전 선발투수 장원삼과 니퍼트의 책임이 꽤 막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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