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결승에 올라간 것이 중요하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창단 첫 FA컵 결승에 진출했다. 스플릿 라운드를 앞둔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패하며 그룹B로 밀려나 아쉬운 눈물을 쏟았던 김도훈 인천 감독은 환한 표정을 지었다.
인천은 1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의 FA컵 4강전에서 연장까지 접전을 벌인 끝에 연장전에서 터진 윤상호, 케빈의 연속골로 2-0으로 승리했다. 2006, 2007년 전남과 4강에서 만나 모두 패했던 아픔을 씻어내고 처음 결승 진출에 성공한 인천이다.
김도훈 감독은 경기 후 "인천이 왜 올해 돌풍을 일으키며 관심을 받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경기였다. 최선을 다했고 투혼도 발휘했다. 8년 만의 4강 진출이었는데 관전하며 응원한 팬들에게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전남 노상래 감독과는 친한 친구 사이다. 김 감독은 "친구를 이겨서 미안하다. 전남 선수들이 세컨드볼 소유를 잘해서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실점하지 않아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일화도 전했다. 선발로 나선 유현 골키퍼가 경기 전날까지 몸살이 나는 등 좋지 않은 몸 상태였다고 한다. 김 감독은 "유현이 많이 아팠는데 참고 밤새 치료실에서 마사지 받고 소염제를 복용하며 견뎠다. 가장 크게 칭찬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용보다 우리가 이겨서 결승에 올라갔다는 것이 중요했다"라고 얘기했다.
선제골을 넣은 윤상호에 대해서는 "원 포지션은 처진 공격수인데 오늘은 위치를 이동했다. 중요한 역할을 했다. 볼 소유와 연계 능력도 좋았고 포지션 파트너인 김도혁과의 호흡도 괜찮았다"라며 칭찬했다.
결승에서 만날 상대는 울산 현대를 2-1로 꺾은 FC서울이다. 오는 31일 서울 홈에서 단판 승부로 우승을 가린다. 김 감독은 "서울을 상대하는 팀들은 비장한 각오로 나서지만,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더라. 개인 능력과 전술이 잘 다듬어진 팀이다"라며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을 예상했다.
결승전에는 서울 출신 선수들이 뛸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김 감독의 소망이다. 미드필더 김동석은 인천으로 이적했지만 서울 홈 경기에는 뛸 수 없도록 계약했다. 임대생 김원식도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서울전에는 좋은 전력으로 나서지 못한다. 최용수 감독에게 모든 전력으로 나서면 안 되는지 묻고 싶다"라며 양해를 구했다.
한편, 패한 전남 노상래 감독은 "단판 승부라 전반 초반에는 안정적으로 나서고 후반에 공격적인 운영을 준비했었다. 경기 흐름은 큰 문제가 없었는데 후반에 선제골 기회를 살리지 못했던 부분이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 연장전을 시작하자마자 선제골을 내줬던 게 컸다"라고 패인을 분석했다.
친구 김도훈 감독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건넨 노 감독은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내가 부족했다. 후반에 여러가지 상황이 안좋았다. 올 시즌은 끝났지만 지도자를 하면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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