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는 9위가 결정된 가운데 6일 KIA 타이거즈와 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시즌. 특히 투수력이 나쁘지 않았음에도 팀 성적이 하위권에 머물렀다는 점이 아프게 다가온다.
LG는 5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 4.64로 이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1위 NC 다이노스(4.26), 3위 삼성 라이온즈(4.69)의 사이에 위치한 수치. KIA와의 최종전에서 대량실점만 피한다면 무난히 2위 자리를 지켜낼 수 있는 상황이다.
삼성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고, NC도 삼성과 경합을 벌이다 2위에 오른 팀. 평균자책점만 따지면 그 사이에 9위 LG가 위치해 있다. 팀 평균자책점 4위 SK 와이번스(4.71)도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다. 팀 평균자책점 상위권 팀 중 LG만이 유일하게 포스트시즌 무대에 서지 못하는 셈이다.
LG가 올 시즌을 돌아보며 뼈저리게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마운드는 토종 선발 원투펀치 류제국, 우규민이 수술 후 재활로 뒤늦게 합류했음에도 제 몫을 다했다. 마무리 봉중근이 시즌 초반 극심한 난조를 보였고, 불펜 셋업맨 정찬헌이 시즌 중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전열을 떠났음을 고려한다면 마운드의 분발은 더욱 칭찬받을 만하다.
10승 투수도 2명을 넘어 3명을 바라보고 있다. 우규민이 11승, 루카스가 10승을 기록했다. 9승을 기록 중인 소사도 6일 KIA와 최종전에 선발 등판, 10승에 도전한다. 만약 소사까지 10승을 거둔다면 LG는 2011년에 이어 4년만에 다시 10승 투수 트리오를 배출하고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게 된다.
문제는 역시 타선이었다. LG의 팀 타율은 2할6푼8리로 9위, 득점권 타율은 2할4푼6리로 최하위다. 빈약한 방망이에 발목을 잡혀 투수력의 우위를 살리지 못했다. 시즌 내내 지적됐던 부분이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격언이 올 시즌 LG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LG 타선의 믿을 구석이던 베테랑들의 방망이가 무뎌졌다. 박용택, 정성훈이 제 몫을 했지만 그마저도 엇박자였다. 박용택은 시즌 초반 부진에 빠졌고, 정성훈은 시즌 후반부터 침묵했다. 이진영은 4년만에 3할 타율에 실패했고, 이병규(9번)는 아예 전력 외로 분류됐다.
그렇다고 젊은 타자들이 타선을 이끈 것도 아니었다. 서상우가 후반기 들어 꾸준히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정도다. 양석환은 기복을 보였다. 나성용은 출전 기회에 제한이 있었다. 안익훈이 두각을 나타낸 것은 이미 가을야구가 물건너간 이후였다. 기존의 신진 세력이라 할 수 있는 문선재와 김용의, 황목치승, 최승준 등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팀 평균자책점 2위를 기록하고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것은 이번 LG가 처음은 아니다. 가깝게 2013년 롯데 자이언츠를 포함해 총 5번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 LG만큼 무기력하게 탈락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내년 시즌 역시 LG의 투타 전력 균형은 올 시즌과 비슷할 전망. 타력이 투수력을 얼마나 뒷받침할 수 있을 지가 성적의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선수들을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진 전력을 잘 추스르고 뭉치게 하는 일 또한 양상문 감독에게 주어진 과제다.
◇팀 평균자책점 2위 이상 팀 PS 탈락 사례
2015년 LG : 평균자책점 2위 유력 / 9위 확정
2013년 롯데 : 평균자책점 2위(3.93) / 5위
2003년 LG : 평균자책점 2위(3.98) / 6위
1999년 현대 : 평균자책점 2위(4.47) / 드림리그 3위
1994년 OB : 평균자책점 2위(3.46) / 7위
1992년 OB : 평균자책점 2위(4.22) / 5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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