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레오가 빠져나간 빈자리, 어떻게 될까. 남자프로배구 삼성화재가 2015-16시즌 V리그 개막을 앞두고 외국인선수를 전격 교체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2일 레오(쿠바)를 대신해 게오르기 그로저(독일)와 계약한다고 발표했다. 레오가 빠지면서 올 시즌 V리그 판도에는 큰 변수가 생겼다. 레오는 지난 3년간 삼성화재의 주포로 활약하며 챔프전 우승 2회와 준우승 1회를 견인한 최고 수준의 외국인선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로저의 V리그 데뷔 무대는 오는 1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리는 OK저축은행과 시즌 공식 개막전이 아니다. 그로저가 국내 팬들에게 모습을 드러내는 시기는 뒤로 미뤄졌다. 이유는 독일남자배구대표팀 일정 때문이다.
그로저는 독일대표팀의 주전 라이트다. 그는 현재 대표팀에 소집된 상태로 유럽배구연맹(CEV) 주최 2015 유러피안챔피언십 파이널 라운드 일정을 치르고 있다. 독일은 불가리아, 체코, 네덜란드와 함께 A조애 속했다.
독일은 오는 9일(이하 한국시간) 불가리아와 첫 경기를 갖는다. 독일이 조별리그를 통과하고 플레이오프를 거쳐 결승까지 올라간다고 가정한다면 그로저는 15일까지 독일대표팀 소속으로 뛰어야 한다.
이 일정대로라면 삼성화재는 10일 OK저축은행전과 14일 대한항공전 두 경기를 외국인선수 없이 국내선수들로만 치러야 한다.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은 "그로저가 뛰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고려를 충분히 했다"고 말했다.
레오를 그로저로 교체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몸상태였다. 임 감독은 "레오가 팀에 들어왔어도 바로 코트에서 뛸 상황은 아니었다"며 "그로저의 경우 이번 유러피안챔피언십 준비로 일찌감치 몸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고 한국에 와도 코트에 바로 나서는데 큰 무리는 없을 전망이다.
임 감독은 "그로저는 현재 몸상태가 평소와 견줘 80%정도는 올라와 있다고 얘기했다"며 "1라운드 초반 두 경기 정도는 국내선수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겠다"고 말했다.
그로저는 올 시즌 도중 한 번 더 대표팀 차출로 자리를 비워야 한다. 내년 1월로 예정된 2016 리우올림픽 예선 일정 때문이다. V리그는 한창 4라운드가 진행될 시기다. 임 감독은 "그 부분 때문에 고민을 하긴 했었다"며 "그 시기가 팀에는 고비가 될 수 있겠지만 선수들이 잘 버텨줄 거라 믿는다. 그래서 (레오에 대한)교체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로저의 팀 합류가 미뤄지면서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의 개막전은 국내선수들끼리 맞대결로 치러진다. OK저축은행 역시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주역인 시몬(쿠바)이 무릎 수술 후 재활 중인 상태여서 코트에 나서지 못한다. OK저축은행은 최근 시몬이 빠져있는 동안 단기 계약으로 같은 쿠바 출신인 알레한드로 리조 곤잘레스 영입을 타진했다. 하지만 국내선수들로 일단 시즌 개막을 맞기로 결정했다.
한편 그로저의 V리그 데뷔전은 오는 20일 안방인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리는 현대캐피탈과 맞대결이 될 수도 있다. 이 경기가 아니라면 27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우리카드와 경기에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그로저가 현대캐피탈전에서 코트에 나선다면 2008-09시즌 프리드히스하펜(독일)에서 한솥밥을 먹은 인연이 있는 문성민과 네트를 사이에 두고 오랜만에 만난다. 문성민은 그로저의 삼성화재 입단 소식을 전해듣고 "V리그에서 볼 수 있게 돼 정말 반갑다"며 "새로운 팀에 잘 적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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