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의 정근우(33)가 대기록을 수립했다. KBO리그 전인미답의 고지인 10년 연속 20도루 달성이다.
정근우는 지난 1일 청주 KIA전에서 도루 하나를 추가하며 시즌 20도루를 채웠다. 이로써 정근우는 SK 시절이던 2006년 45도루를 시작으로 올 시즌까지 무려 10년 동안 꾸준히 20도루 이상을 기록하게 됐다.
정근우의 가치는 꾸준함이다. 한 번도 도루왕을 차지해본 적이 없는 정근우다. 그러나 정근우는 언제나 자신에게 주어진 기대치를 충족시키며 팀의 발야구를 책임져왔다. 10년 동안 자기 자리를 지키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꾸준함만 놓고 따지면 KBO리그를 대표하는 '대도' kt의 이대형(32)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이대형은 LG 시절이던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한 선수. 그 기간 동안 KBO리그 유일한 기록인 4년 연속 50도루를 달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대형은 부상과 부진으로 2013년 13도루에 그쳤다. 첫 도루왕을 차지하기 전인 2006년에도 15번밖에 베이스를 훔치지 못했다. 20도루를 기준으로 이대형의 연속 기록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에 불과하다. 임팩트는 이대형, 꾸준함은 정근우가 앞선다고 할 수 있다.
정근우는 세월이 흘러도 기량이 쇠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도루 숫자는 45개-24개-40개-53개-33개-20개-22개-28개-32개. 최근에는 한 시즌에 40~50개의 도루를 성공시키지는 못하고 있지만, 지난해 32도루를 기록하며 4년만에 다시 30도루 고지를 밟았다.
10년 연속 20도루를 달성한 뒤 정근우는 "가족의 도움으로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아내가 내 나이를 28살이라고 세뇌시켜주고 있어 전성기였던 28살 때처럼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근우의 28살은 개인 한 시즌 최다 도루 53개를 기록했던 2009년이다. 물론 당시만큼의 폭발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자신이 가진 능력을 그라운드에 모두 쏟아붓는 모습은 그대로다.
정근우는 꾸준함을 앞세워 통산 도루 순위에서도 톱10에 포함돼 있다. 통산 321도루로 전체 8위. 현역 선수 중에서는 이대형(439개), KIA 김주찬(357개)에 이은 3위다. 지난해까지 정근우와 함께 9년 연속 20도루를 기록했던 김주찬이 올 시즌 6도루에 그치고 있는 점도 정근우의 대기록이 얼마나 대단한 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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