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올 시즌 박병호(넥센)와 불꽃 튀는 타격 경쟁을 벌이고 있는 NC 다이노스의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29). 완벽해 보이는 테임즈에게도 약점이 있었다.
테임즈는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4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NC는 3-2로 승리하며 2위 자리를 지켜냈고, 테임즈도 어느 정도 역할은 해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그의 폭발적이었던 타격감을 생각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전날 13일 두산전에서도 테임즈는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11일 넥센전 5타수 5안타(1홈런), 12일 넥센전 4타수 3안타(1홈런) 등 뜨겁게 달아올랐던 테임즈의 방망이가 잠실에 와서 차갑게 식어버린 셈이다.
올 시즌 테임즈는 엄청난 파괴력을 자랑하고 있다. 타격 뿐만 아니라 주루 플레이에서도 능력을 발휘하며 20홈런-20도루 기록을 올 시즌 가장 먼저 달성했다. 30-30클럽 역시 도루 1개만을 남겨놓은 상태다. KBO리그 사상 첫 40-40클럽 달성 가능성도 있다.
장타율과 출루율 역시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기세다. 장타율은 8할 이상을 유지하며 1982년 선수 겸 감독으로 뛰었던 백인천(MBC)이 보유한 7할4푼을 이미 넘어서고 있다. 출루율 역시 5할 언저리를 맴돌며 2001년 호세(롯데)가 세운 기록, 5할3리를 넘보고 있다.
도무지 약점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운 테임즈다. 그러나 완벽한 것처럼 보이는 테임즈에게도 한 가지 약점이 드러났다. 투수, 구종, 코스에 따른 약점이 아니다. 특정 경기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테임즈가 약세를 보이는 곳은 두산과 LG가 홈으로 사용하는 잠실구장. 이번 두산과의 2연전에서 8타수 1안타에 그친 것을 포함해 올 시즌 테임즈의 잠실구장 타율은 1할9푼6리에 그친다. 잠실구장에서 14경기를 치르는 동안 홈런도 단 1개 뿐이다. 시즌 37홈런을 기록 중인 테임즈로서는 초라한 기록이다.
잠실구장은 규모가 전국 야구장 중 가장 크다. 테임즈 뿐만 아니라 다른 장타자들도 홈런을 치기 쉽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테임즈는 잠실구장에서 홈런만 적은 것이 아니다. 전체적인 타격의 폭발력이 타구장과는 다른 모습이다.
물론 울산구장에서도 타율 1할2푼5리 1타점으로 약했다. 하지만 울산에서는 3경기밖에 치르지 않아 표본이 적다. 문학구장 역시 4경기에서 타율 2할5푼 2홈런 4타점을 기록했으나 잠실구장만큼 약하지는 않았다.
반대로 테임즈는 넥센의 홈 목동구장에서는 펄펄 날았다. 테임즈의 목동구장 7경기 성적은 타율 7할2푼4리(29타수 21안타) 6홈런 16타점. NC의 안방인 마산구장에서도 가장 많은 51경기를 치른 만큼 18홈런을 몰아쳤고, 타율도 3할9푼6리로 상당히 좋았다.
다행스러운 점은 올 시즌 NC가 잠실구장에서 치를 경기가 2경기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 타격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테임즈의 모습을 볼 기회도 앞으로 많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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