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대한핸드볼협회를 이끌었던 최태원(55) SK그룹 회장의 복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횡령 혐의 등으로 수감됐던 최 회장은 13일 광복 70주년 특별사면 및 특별 복권 대상자로 선정, 자유의 몸이 됐다. 이번 최 회장 사면으로 SK그룹은 경영 정상화와 함께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 당장 5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에 돌입했다.
핸드볼협회도 최 회장의 사면을 조용히 환영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013년 2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뒤 1심에서 유죄를 판결받았다.
그러나 '임원이 동 단체 운영 이외의 범죄 사실로 구속 기소되었을 경우 그 직무가 정지된다'고 규정한 핸드볼협회 정관 제16조 6항에 따라 최종적으로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 직무만 정지됐다.
이후 2014년 2월 대법원의 상고심에서 징역 4년의 원심이 확정되면서 핸드볼협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 최 회장은 대한체육회 가맹경기단체 규정 14조(임원의 결격 사유)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의 경우는 가맹단체 임원 자리에 앉을 수 없다는 조항에 따라 개인 의사에 상관없이 핸드볼협회장에서 물러났다.
이후 핸드볼협회는 한정규 부회장(SK텔레콤 부사장)이 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됐다. 핸드볼 협회 정관에는 60일 내 새 회장을 뽑아야 했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했고 한 부회장 직무대행 체제가 현재까지 이어졌다.
최 회장은 2008년 핸드볼협회장 취임 후 연간 70~80억원 이상을 핸드볼 관련 사업에 쏟아부었다. 핸드볼전용경기장 설립, 각종 국제대회 유치, 여자 실업팀 창단(SK슈가글라이더즈) 등 굵직한 현안을 강력한 의지로 처리했다. 2012 런던 올림픽 당시 런던 현지에서 응원을 펼쳤던 것도 화제가 됐다. 수송중학교 재학 시절에는 직접 핸드볼 선수로 뛴 최 회장은 남다른 핸드볼 사랑을 펼쳐왔다.
최 회장이 부재한 사이 핸드볼계는 보이지 않은 반목을 겪었다. SK그룹 파견 집행부에 직접적으로 불만을 터뜨리는 세력도 있었다. SK그룹에서는 핸드볼 지원 지속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이 와중에 남자 대표팀은 세계선수권 본선에 나서지 못하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귀화 선수들로 뭉친 카타르에 패하며 금메달을 놓쳤다. 여자 대표팀은 2012년 런던 올림픽 4위 이후에도 꾸준히 성적을 냈지만, 세계 수준의 실력을 위한 전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컸다.
일단 핸드볼협회는 최 회장 복귀와 관련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 고위 관계자는 "그룹 내 분위기를 보니 핸드볼 지원에 대한 분위기가 다양하더라. 그래도 국가 경제와 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발언으로만 봐도 희망적이다. 그룹 내 현안을 먼저 처리하고 핸드볼을 돌봐도 늦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냉정하게 말하면 핸드볼계는 최 회장 부재 동안 스스로 산적한 문제를 풀지 못했다. 최 회장이 회장직으로 복귀하게 된다면 리우 올림픽 예선을 앞둔 대표팀에 큰 힘이 될 것이다. 또, 핸드볼계의 결집도 이뤄지리라고 본다"라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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