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박용택(36, LG)이 슬럼프에서 벗어나며 살아나기 시작했다. 어느새 타율 3할에도 복귀했다.
박용택은 지난 13일 SK와의 경기에서 시즌 14호 홈런을 포함해 3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이로써 박용택은 한때 2할8푼대까지 떨어졌던 시즌 타율을 3할1리까지 끌어올렸다.
그동안 박용택에게 3할 타율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지난 2009년 3할7푼2리(1위)로 타격왕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6년 연속 3할대 타율을 놓치지 않았다. 올 시즌까지 3할 타율을 달성한다면 7년 연속 기록이 된다.
이 부문 최장 기록 보유자는 양준혁(삼성, 은퇴)과 장성호(kt). 둘은 나란히 9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다. 박용택이 올 시즌을 넘어 내년, 내후년 시즌까지 3할 타율을 달성한다면 프로야구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도 있다.
그만큼 박용택은 꾸준한 선수다. 2008년을 제외하고는 세 자릿수 안타 기록을 놓친 적도 없다. 2009년부터 올 시즌까지 7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 기록을 이어왔다. KBO리그 역대 25번째 기록이다.
2008년에는 여기저기 부상에 시달리며 86안타에 그쳤다. 만약 당시 안타 14개를 보탰다면 14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라는 대기록이 만들어질 뻔했다. 이 부문 최장 기록 역시 양준혁이 보유 중으로, 16년 연속이다.
그러나 박용택은 당시를 떠올리며 "그 때는 내가 몸상태가 좋지 않아 포기를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잘된 일"이라며 "괜히 무리했다가는 부상이 심해질 수도 있었다. 그 때 포기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잘 해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용택의 타격감은 현재 한껏 달아오른 상태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무려 4할2푼9리(35타수 15안타). 7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오고 있으며, 그 중 5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타격감을 끌어올린 시점이 조금 늦은 감이 있다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박용택이 꾸준한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원동력은 끝없는 고민과 자기 성찰에 있다. 부진할 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할 정도로 스스로의 타격을 고민하는 박용택이다. 이동 중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타격 훈련을 했던 적도 있다. 그런 노력들이 모여 지금의 박용택을 만들었다.
올 시즌 LG의 성적은 좋지 않다. 꽤 오랫동안 9위에 머물고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도 사실상 접은 상태. 그런 가운데 박용택의 꾸준함이 LG 팬들에게는 작은 위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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