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지소연(첼시 레이디스)-박은선(이천대교) 공백에 대한 걱정을 정설빈(현대제철)이 화끈하게 해소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1일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여자 동아시안컵 중국과의 첫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중요했다. 2016 리우 올림픽 아시아 예선 전초전인 이번 대회의 출발점이었다. 중국, 북한, 일본과의 겨루기에서 한국대표팀의 냉정한 실력을 판단하고 새 얼굴을 봐야 한다는 과제가 있었다.
특히 공격에서는 지소연과 박은선의 공백을 누가 메우느냐에 관심이 집중됐다. 정설빈을 비롯해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표팀에서 눈부신 활약을 한 장슬기(고베 아이낙), 이현영(이천대교) 등이 대체자로 꼽혔다.
그 중에서도 정설빈은 주목 대상이었다. 2011년 정혜인에서 정설빈으로 개명을 한 뒤 실력이 몰라보게 향상되는 등 좋은 기운이 그를 따랐다.
캐나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큰 활약을 하지 못해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20대 중반에 A매치 44경기를 소화하는 등 생각 이상으로 경험이 많다. 한국이 2019 월드컵 본선에 나선다면 얼마든지 뛸 가능성도 있다.
동아시안컵은 FIFA 차출 의무 규정이 있는 대회가 아니라 지소연이 합류하지 못했고 박은선은 부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윤덕여 감독은 이번 대회 새로운 공격수 발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로 결정했고 중국전에 정설빈을 내세웠다.
최전방 공격수를 맡은 정설빈은 머리를 염색하고 나서며 대회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표현했다. 골지역 근처를 어슬렁거리며 움직였고 25분 한 차례 프리킥으로 영점을 조준했다.
결국, 26분 일을 저질렀다. 미드필드에서 아크 오른쪽으로 드리블을 한 뒤 왼발로 슈팅해 중국 골망을 갈랐다. 골키퍼가 손을 뻗을 수 없을 정도의 강력한 슈팅이었다.
골은 물론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후반에는 공격형 미드필더 이민아(현대제철) 아래로 내려가 볼 배급에 집중하는 등 조율사 역할까지 해냈다. 측면으로 빠져 돌파를 하며 튼튼한 체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정설빈 덕분에 한국은 홈팀 중국을 잡고 동아시안컵에서 새로운 희망을 확인함과 동시에 우승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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