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지겹도록 만나는 사이지만 그렇다고 피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FA컵 8강전 4경기가 22일 오후 일제히 열린다. 성남FC-울산 현대, 제주 유나이티드-인천 유나이티드, 전남 드래곤즈-울산 현대미포조선, 그리고 빅매치로 꼽히는 FC서울-포항 스틸러스전이다.
서울과 포항은 이번 FA컵을 포함해 벌써 올 시즌 세 번째 만남이다. 앞선 두 번의 만남에서는 포항이 2-1, 3-1로 내리 승리를 거뒀다. 최용수 서울 감독만 생각하면 승리욕이 불끈 솟는다는 황선홍 포항 감독의 마음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지난 11일 클래식에서의 맞대결 3-1 포항 승리는 양 팀의 8강전 결과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당시 서울은 박성호를 원톱으로 세운 포항의 전략에 허를 찔렸다. 중동행 가능성이 있었던 고명진이 미드필드에서 감을 잡지 못하는 등 서울은 전체적으로 낙제점 경기력을 보여줬다.
최용수 감독은 이 경기 후 "모든 것은 감독의 책임이다"라며 자존심이 상한다는 표현을 우회적으로 말했다. 그만큼 최 감독이나 서울 선수들이 설욕을 위한 굳은 각오로 나설 것이기 때문에 8강전 승부를 쉽게 예측하기는 힘들다.
리그 경기와 달리 FA컵은 연장은 물론 승부차기까지 갈 가능성도 있다. 전략을 어떻게 세우느냐에 따라 경기 운영이 달라질 수도 있다. 서울은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과 FA컵 16강전을 모두 승부차기 끝에 이기며 웃었다는 점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서울은 이번 포항전에 정조국, 박주영, 몰리나 등 동원 가능한 공격 자원을 모두 내세운다는 계획이다. 측면이 다소 허약한 포항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공격이 최선의 방책이다.
반면, 포항은 신진호의 가세로 다양한 미드필드 조합이 가능한 것을 최대한 활용해 서울을 흔들 예정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하는 것이 올해 최고의 목표라는 점에서 더욱 FA컵 우승에 집중하고 있다.
성남-울산전은 동아시안컵 대표팀 선발에서 희비가 갈린 황의조(성남)와 김신욱(울산)의 맞대결을 주목해야 한다. 둘은 대표팀 최종 명단에서 다른 길을 갔다. 황의조는 예비 명단에 머물렀고 김신욱은 1년 1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FA컵 디펜딩 챔피언 성남과 클래식 성적이 10위로 바닥권에 머물며 다급해진 울산이 충돌한다는 점도 승부 예측을 어렵게 한다. 울산은 윤정환 감독을 신임한다고 선언했지만, FA컵까지 놓치게 될 경우 더욱 힘들게 남은 시즌을 운영해야 한다.
이 외에 전남-울산 현대미포조선전에서는 실업축구 내셔널리그의 반란이 일어날 지가 관심거리다. 울산 미포는 2006년에도 4강에 오르는 등 저력이 있는 실업팀이다. 전남이 이변의 희생양이 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제주-인천전은 조성환, 김도훈 감독의 지략 대결이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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