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한국 축구 역사에서 한일전의 의미는 따로 강조하지 않아도 된다. 숙명의 라이벌전에서 패하면 치명적인 상처를 입는다. 2010년 2월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에서도 당시 위기를 겪던 대표팀의 허정무 감독은 일본전 3-1 승리로 기사회생했고 여세를 몰아 본선에서 원정 월드컵 첫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반면, 조광래 현 대구FC 단장은 2011년 8월 대표팀을 이끌고 삿포로에서 치른 일본과 친선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이 한일전 결과는 그 해 12월 조광래 감독의 전격 경질로 이어졌다. 그만큼 한일전의 여파는 상당하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휴가를 마치고 30일 인천국체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8월 동아시안컵에서 치르게 될) 한일전의 의미를 잘 안다. 유럽에서도 국경을 맞댄 국가들은 역사적인 배경에 따라 라이벌 의식이 강해진다. 한일전은 물론 한중전도 중요하다. 이기겠다"라고 얘기했다.
이번 한일전은 흥미롭다. 지난해 브라질월드컵 한국을 4-2로 격파했던 알제리의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이 지금은 일본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해 있다. 한국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할릴호지치 감독이 일본 대표팀을 이끌고서 만나는 한국전이어서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할릴호지치 감독은 지도자 생활을 오래해서 그의 명성에 대해 알고 있다"라면서도 "감독이 직접 경기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 일본도 우리처럼 유럽파가 많다. 비슷한 상황이다. 새로운 팀과 만나는 것이다"라며 일본과 팽팽한 승부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면서도 슈틸리케 감독은 오히려 중국, 북한과 만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동아시안컵에서 한국은 8월 2일 중국, 5일 일본, 9일 북한과 경기를 갖는다. 슈틸리케 감독은 "일본과 달리 중국과 북한은 기존 선수 그대로 나서게 된다. 이들도 쉽게 볼 수 없다"라며 신중한 승부를 펼치면서 새로운 대표팀 자원들에 대한 실험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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