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축구팀에서 '캡틴'은 매우 중요한 자리다.
그라운드의 사령관이자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다. 그리고 무엇보다 경기력이 받쳐줘야 된다. 그렇기에 축구팀의 주장은 모든 것을 갖춘 가장 완벽한 선수가 맡는 것이 보통이다. 주장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팀의 모습과 색깔도 달라진다.
조소현.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의 캡틴이다. 그녀는 천생 캡틴이다. 윤덕여 대표팀 감독의 절대 신뢰를 받고 있을 뿐더러 대표팀 동료들도 그녀를 믿고 그라운드에 나선다. 리더십과 경기력, 그녀는 주장에 최적화된 선수다. 이런 조소현이 캡틴의 '품격'을 드러냈다. 한국 축구 팬들은 조소현 캡틴의 품격에 빠졌다.
한국의 사상 월드컵 첫 승과 사상 첫 16강 진출에 조소현의 역할이 컸다. 선수들을 이끌고, 주눅 들지 않게 리드하며 팀의 중심을 잡아줬다. 그리고 16강 진출의 사활이 걸렸던 스페인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조소현은 캡틴다운 품격의 절정을 보였다.
스페인에 전반 1골을 내주며 끌려가던 한국은 경기력적인 면에서도 스페인에 철저히 밀리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를 단번에 바꾼 장면이 있었다. 바로 캡틴 조소현의 한 방이었다. 후반 8분 조소현은 강유미의 크로스를 정확한 헤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의 동점골이었다.
이 골을 시작으로 흐름을 바꿔놓았다. 스페인의 우세에서 한국의 우세로 바뀌었고, 주도권은 한국이 완전히 잡았다. 한국의 공세는 더욱 힘을 냈고 후반 32분 김수연이 역전골을 터뜨렸다. 한국이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1승1무1패, 승점 4점을 기록하며 E조 2위를 차지,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주장의 품격이란 이런 것이다. 흔들리는 팀을 바로 잡고, 한 번에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힘. 조소현이 해낸 일이다. 캡틴 조소현의 품격이 한국 여자 대표팀의 역사에 커다란 획을 그었다. 그녀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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