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다음에는 하지 않을래요."
22세 이하(U-22) 축구대표팀(이하 올림픽 대표팀) 미드필더 문창진(포항 스틸러스)은 재치 있는 선수다. 지난 2012년 1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U-19) 챔피언십에 나선 문창진은 우즈베키스탄과의 준결승에서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서 '파넨카 킥(골키퍼의 동작을 읽고 볼 아랫부분을 찍어 차 골문 중앙으로 슈팅하는 기술)'을 성공하며 강심장을 과시했다.
당시의 기억을 앞세운 문창진은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해 지난 12일 프랑스 21세 이하(U-21) 대표팀과의 경기에서 후반 종료 직전 페널티킥을 얻자 키커로 나섰다. 1-1로 맞선 상황이어서 한국이 프랑스를 이길 절호의 기회였다.
문창진은 대담하게 이번에도 파넨카 킥을 시도했다. 프랑스 골키퍼도 이미 몸을 날렸다. 그런데 볼은 골문 위로 떠버렸고, 결정적인 페널티킥 실축으로 경기는 그대로 1-1 무승부로 종료됐다. 벤치에 있던 신태용 감독은 진한 아쉬움을 보였다.
16일 대표팀이 귀국한 자리에서도 당시 문창진의 파넨카 킥은 화제가 됐다. 뒤이은 튀니지전에서도 문창진은 1골을 넣으며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지만, 프랑스전 페널티킥 실축이 더 큰 관심이었다.
당시를 떠올린 문창진은 "이길 기회였는데 아쉽다. 파넨카 킥을 한 것을 후회했다. 들어간다고 생각했다. 다음에는 하지 않겠다"라며 웃었다. 문창진의 실축을 본 신태용 감독은 "아쉬운 장면이라 경기 후 '네가 넣기 싫어서 못 넣은 게 아니라는 것을 안다'라고 말했다. 창진이는 기술이 있는 선수다"라고 칭찬했다.
신 감독의 격려처럼 지난 1월 태국 킹스컵 우승을 맛보는 등 올림픽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는 문창진은 올 시즌 소속팀 포항 스틸러스에서도 꾸준히 기회를 얻고 있다. 그는 "공격 포인트 욕심은 없다. 꾸준히 팀 경기에 출전해서 기회를 얻는데 집중하고 싶다. 대표팀 분위기도 소집 기간이 짧았지만 좋았다. 밝게 이끌어가고 싶다"라고 전했다.
유럽과 아프리카 팀을 상대해본 것은 고무적이었다. 그는 "생각지 않게 좋은 결과를 얻었는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튀니지와는 지난해 A대표팀이 패해서 복수하자는 마음으로 뛰었다"라며 웃었다.
류승우(레버쿠젠)와 발을 맞춰본 부분에 대해서는 "여유가 보이더라. 말을 많이 하면서 서로 도왔다"라며 좋은 공격 파트너였음을 전했다.
자신의 개선점에 대해서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이번에 두 경기 슈팅 2개가 전부였다. 너무 적은데 앞으로 골이 들어가든, 안들어가든 슛을 많이 하겠다"라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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