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가 또 답답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연패의 늪에 빠졌다.
LG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2-5로 패했다. 4연승 뒤 다시 3연패에 빠진 LG는 25승1무33패를 기록, 승패 마진이 -8까지 늘어났다.
스코어만으로는 이날 LG의 경기력을 설명하기 어렵다. 패배의 조건을 두루 갖춘, 이길래야 이길 수가 없는 경기였다. 9위에 머물고 있는 LG의 현주소가 이날 경기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선발 투수는 지루한 템포의 투구로 점수를 야금야금 내줬고, 야수들은 집중력을 잃은 수비로 흔들리는 투수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상대의 뛰는 야구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도 타자들은 어렵게 만든 찬스를 허무하게 무산시켰다.
1회초 LG는 실책성 플레이가 빌미가 돼 선취점을 빼앗겼다. 1사 1루에서 김현수의 플라이를 2루수 황목치승과 우익수 김용의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며 안타를 만들어줬고, 이는 곧 2실점으로 이어졌다. 2회초 역시 오지환이 실책을 범하며 선두타자 오재일을 출루시키면서 추가점을 내줬다.
1회말 선두타자 오지환이 볼넷으로 살아나갔음에도 김용의의 병살타로 점수를 뽑지 못했던 LG 타선은 0-3으로 뒤지던 2회말 절호의 추격 찬스를 잡았다. 한나한, 박용택, 이병규의 연속 3안타로 무사 만루를 만든 것. 그러나 양석환, 유강남, 황목치승이 모두 두산 선발 유희관에게 삼진으로 물러나는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사실상 이날 경기 승부는 이 장면에서 결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회초 다시 한 점을 빼앗기며 0-4로 뒤지던 4회말에도 따라붙을 기회는 있었다. 선두타자 박용택의 2루타, 1사 후 양석환의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했다. 그러나 유강남의 볼넷으로 계속된 1사 1,2루에서 황목치승이 병살타를 때려 그대로 이닝이 종료됐다.
6회초에도 LG는 허무하게 점수를 빼앗겼다. 선두타자 김현수가 우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2루 도루를 시도했다. 그러나 포수 유강남의 송구가 빗나가며 김현수는 3루까지 뛰었다. 로메로가 삼진으로 아웃됐지만 1사 3루의 찬스를 잡은 두산은 오재원의 적시타로 5-1을 만들었다. 실책과 도루 허용이 빚어낸 실점이었다.
이날 두산은 LG 배터리를 상대로 총 5차례 도루를 시도했다. 하지만 최근 최경철 대신 선발 포수로 출전하고 있는 유강남은 그 중 단 하나의 도루도 저지하지 못했다. LG의 5실점 중 도루 허용이 빌미가 돼 내준 점수는 2점이나 됐다
결국 LG는 8회말 박용택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만회하는데 그치며 2-5로 패하고 말았다. 충분히 이길 수도 있는 경기였지만 공수에서의 집중력 부족이 씁쓸한 패배를 불렀다. 반면 두산 선발 유희관은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하며 5.2이닝을 6피안타 3볼넷 1실점으로 막고 시즌 8승(2패) 째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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