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화기자]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열기로 나라가 온통 들썩일 무렵, 서해에서 북한군와 우리 해군의 교전이 발생해 꽃같은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었던 연평해전이 영화로 제작됐다.
영화 '연평해전'(감독 김학순)은 월드컵의 뜨거운 함성 속에서 사라져간 해군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중후반까지 등장인물들이 쌓아올리는 인간적인 모습과 가족애, 전우애 등을 그린다. 임신한 아내를 두고 죽어간 하사, 원칙과 군인정신으로 무장한 원칙주의 대위, 순수하고 정많은 상병 등 참수리 357호에 탄 군인들의 모습과 그들의 인간적인 관계를 쌓아올린다.
이번 영화에서 이현우는 의무병 박동혁 상병 역을 맡아 순수하고 책임감 있는 군인 캐릭터를 연기했다. 청력장애인인 어머니와 단 둘 뿐인 동혁은 대학 1학년 재학 중 군에 입대한다. 357호정에 새로 전입해 그 곳의 인물들과 생활방식을 배워가는 동혁은 영화의 스토리라인을 이끌어가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은밀하게 위대하게', '기술자들'에 이어 이번에도 남자배우들과 호흡을 이룬 이현우는 이번 영화를 통해 군 생활을 간접경험했다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실제 연평해전 발생 당시 10살이었다는 이현우는 월드컵의 기억만 남아있을 뿐 연평해전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는 상태였다고.
"연평해전에 대한 기억이나 정보는 전혀 없었어요. 소속사에서 읽어보라고 시나리오를 줬는데 받아서 '이게 뭐에요?'라고 진짜 물어봤어요. 그때 10살이었는데 그냥 페이스페인팅을 하고 아버지랑 TV를 보며 응원했다는 정도의 기억이 그 당시에 대한 제 기억의 전부예요."
"저저럼 연평해전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 사건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는 게 감독님이 이 영화를 만든 의도일 것 같아요. 촤령을 하면서도 사실 이 영화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영화에 들어간 다큐 장면을 보니 감독님이 관객들에게 뭘 전달하고 싶었는지 알 것 같았어요. 영화를 보고 나서 마음에 더 많이 와 닿았던 것 같아요."
극 중 이현우가 맡은 동혁은 순수하고 정의로워서 보는 이로 하여금 더욱 안타까움을 불러 일으키는 인물이다. 이현우는 이번 캐릭터를 정말 잘해내고 싶은 마음이 그 어느때보다 컸다고 은근한 부담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동혁은 세 명의 주요 등장인물 중에서 제일 어린 나이고 제일 직급도 낮고 가장 순수하다면 순수한 인물이죠. 동혁이 가진 밝은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연기하기 힘들기보다는 부담이 컸어요. 잘 해내고 싶고 욕심이 많았고 압박감과 심적 부담이 컸던 작품이에요."
왜 그렇게 잘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는지 묻자 이현우는 "잘 모르겠다"며 웃었다. 실존 인물과 실화를 소재로 한 것 때문이냐는 말에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영화 찍을 땐 실화라는 생각을 많이 안하려고 했어요. 영화를 만들어서 6명의 용사를 기릴 수 있는 작품일 수도 있고 군인들에게 위로가 될수도 있지만 그 반면에는 아픔을 긁어내 부스럼이 될 위험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실화라는 생각을 별로 안하고 영화적으로 더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장교와 하사관, 사병으로 대표되는 세 명의 중심 인물 중 일반 사병의 상징인 상병 역을 연기한 이현우는 "간접 경험으로나 군 생활을 통해 많이 배웠다"라고 말했다.
"간접적으로나마 해군의 삶의 살았고 입대를 기다리는 입장이기 때문에 해군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어요. 아직 그 생각이 확고하지는 않지만 마음 한켠으로는 그런 생각이 들어요."
해군이 수여하는 서해수호자배지를 민간인으로는 처음 받게 됐다는 이현우는 "수여 수식을 들은 아버지가 '너 꼭 해군가야겠다'라고 하시더라"며 웃었다. 실제로 이번 영화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해군에서 수여한 서해수호자배지의 의미에 대해 이현우는 긍지를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영화 촬영 때 해군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진해에서 배를 탈때 해군들이 많이 알려주고 실제로 배우들도 훈련을 따라하면서 사전 연습도 했고요. 전 의무병이라 실제 의무병인 친구에게 이것저것 많이 배웠어요. 저랑 동갑이라 편하게 많이 도움을 받았던 것 같아요. 늦어도 26살에는 입대를 하고 싶다고 항상 생각해왔어요. 주위에서 많이들 말씀하세요. 누군가는 한살이라도 빨리 갔다와서 자리 잡으라고 하고, 어떤 분들은 반대로 뭐라도 하나 이뤄놓고 늦게 가라 하시고요. 어느 정도 커리어를 쌓고 가라고 하는데, 제 생각에는 똑같은 것 같아요. 많이 해놓고 가면 노력의 결과가 있을거고 빨리 가면 그만큼 그곳에서도 성장하는 게 있을테니까요."
이현우는 영화 '연평해전'에 대해 색안경을 쓰지 말고 영화적으로 가볍고 재미있게 봐달라고 당부했다. 절대 무거운 영화가 아니니 편안하게 즐겨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가슴 아픈 과거에 대해 한번쯤 뒤돌아보고 생각하면서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영화 '연평해전'은 오는 24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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