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만루홈런 허용에 분노의 나팔! 2사 후 악몽의 배신투'
오승환(33, 한신)이 만루홈런을 맞은 것에 대한 일본 언론의 기사 제목이다. 그만큼 큰 충격으로 전해진 오승환의 피홈런 소식이었다.
오승환은 지난 2일 지바 롯데와의 경기에서 한신이 3-2로 앞선 9회초 마무리 등판해 투아웃까지 잘 잡아냈으나,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만루에 몰린 뒤 홈런을 맞고 3-6 역전을 허용했다. 경기는 그대로 한신의 역전패로 끝났고, 오승환은 시즌 두 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면서 첫 패전을 안았다.
오승환의 블론세이브, 그것도 2사 후 허용한 만루홈런 소식은 일본에서도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산케이스포츠를 비롯한 일본 언론들은 이튿날인 3일, 일제히 오승환의 피홈런 소식을 전했다.
산케이스포츠는 '만루홈런 허용에 분노의 나팔! 2사 후 악몽의 배신투'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신 팬들의 실망감을 표현했다. 오승환이 역전 만루홈런을 허용하자 우측 외야의 한신 응원석에서 나팔, 풍선 등의 응원도구가 그라운드로 던져졌다는 것. 믿었던 오승환이 만들어낸 충격적인 결과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었다.
이날 결과는 오승환에게도 충격이었다. 마운드 위에서 표정 변화가 없어 '돌부처'로 불리는 그이지만, 이번 만루홈런 허용 후에는 얼굴을 찡그리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변명을 하지는 않았다. 경기 후 오승환은 "나 스스로 그런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이 오늘의 반성할 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오승환의 만루홈런이 충격적인 이유는 각종 데이터로도 나타난다. 일본 진출 후 이날 경기 전까지 오승환의 만루 상황 성적은 9타수 무안타 4탈삼진. 만루 상황에서 홈런은커녕 안타도 하나 내주지 않았던 오승환이다. 그동안 일본 무대에서 허용한 홈런도 솔로홈런 5방, 투런홈런 1방이 전부였다. 주자 2명 이상을 누상에 두고 맞은 홈런은 이날 만루포가 처음이었던 것.
일본 프로야구 전체에서도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놓고 만루홈런을 허용하며 패한 경우는 드물다. 양대 리그를 통틀어서는 2012년 소프트뱅크 이후 3년 만, 센트럴리그만 따지면 1997년 한신이 기록한 이후 무려 18년 만이다. 여러모로 예상치 못했던 오승환의 씁쓸한 피홈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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