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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선' 성공 블래터 회장, 곳곳에 위기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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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 비리 수사 압박, UEFA 설득 등 과제 산적

[이성필기자] 측근들의 비리 의혹도 제프 블래터(79, 스위스)가 공고히 다져온 세계 축구계 영향력을 넘지는 못했다. 하지만, 5선에 성공한 블래터 회장은 공개적으로 반감을 드러낸 유럽축구연맹(UEFA)을 설득해야 하는 등 험난한 4년의 회장 임기를 맞게 됐다.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30일 오전(한국시간) 스위스 로잔 FIFA 본부에서 열린 회장 선거에서 209표 중 133표를 얻어 73표에 그친 알리 빈 알 후세인(40, 요르단) 왕자를 제치고 당선됐다. 블래터 회장은 2019년까지 21년간 세계 축구 대통령의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3개국이 기권한 1차 투표에서는 3분의 2 이상을 득표해야 당선된다는 FIFA 선거 규정에 블래터의 득표수도 미달됐지만, 후세인 왕자가 2차 투표 직전 자진 포기하면서 블래터의 5선이 확정됐다.

표심을 보면 아프리카축구연맹(CAF·54개국), 아시아축구연맹(AFC, 46개국)이 블래터 회장의 부패 스캔들에도 변함없이 지지했고 오랜 후원 세력인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35개국), 남미축구연맹(CONMEBOL, 10개국)도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블래터를 비판한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 11개국)과 후세인 왕자를 공개 지지한 유럽축구연맹(UEFA, 53개국) 외 일부 연맹 가맹국에서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블래터 회장은 오랜 재임 기간 유럽보다는 아프리카, 아시아에 공을 들여왔다. 축구 개도국 지원 프로그램인 '골 프로젝트'를 가동해 세계 축구 발전에 앞장선다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FIFA의 지원을 받은 약소국의 블래터 지지가 이상하지 않은 이유다.

지난 27일 스위스 사법당국과 미국 연방수사국(FBI)가 합동으로 블래터의 측근 7명 등을 체포해 FIFA 비리 수사에 들어가자 이들 가맹국은 오히려 지지 성명을 내는 등 변함없는 결집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블래터 회장의 향후 행보는 쉽지 않아 보인다. FBI는 블래터 측근의 비리가 미국 내 달러 거래로 이뤄졌다는 점에 착안, 집중 수사를 벌이고 있다. 블래터가 소환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특히 2018년 러시아,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유치 과정의 의혹을 조사한다는 점에서 블래터 회장의 부담은 크다. 당장 러시아가 미국이 국제법을 어기고 있다며 이번 조사에 강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그렇지만 미국은 이번 조사를 중도 포기할 생각이 없다.

FIFA는 미국 연방검사 출신인 마이클 가르시아 전 FIFA 윤리위원회 수석 조사관이 작성한 내부 조사보고서를 일부만 공개하는 등 은폐의혹에 휩싸여 있다. 월드컵 개최지 결정 과정에 문제가 없다며 두루뭉술 넘어갔지만, 블래터 회장 측근들의 체포로 조사보고서의 전문 공개는 시간문제다.

부패 스캔들에 동요하는 주요 스폰서들도 잡아야 한다. 스폰서 기업들은 이미지 훼손에 강력히 반발하며 확실한 답을 내놓으라고 압박하고 있다. 거액을 후원하는 스폰서가 떨어져나가면 FIFA의 운영에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월드컵 공인구 제조사인 아디다스를 비롯해 맥도널드 등이 조사 대상에 올랐다.

축구 인기의 주요 축인 UEFA와의 관계 개선도 중요한 문제로 꼽힌다. 1998년 회장 선거 당시 블래터를 도왔던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은 아이러니하게도 이제 정적이 됐다. 플라티니는 블래터 체제가 이어지게 될 경우 유럽 국가들의 러시아 월드컵 보이콧을 시사했다. 영국축구협회는 FIFA 탈퇴까지 예고했다. 월드컵에서 유럽이 떨어져 나가게 된다면 월드컵이 정상적으로 치러질 지 의문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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