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걱정이 되긴 한다."
LG 트윈스의 사이드암 우규민(30)이 팀의 주축 선수로서의 책임감을 드러냈다.
우규민은 지난 시즌 종료 후 고관절 물혹 제거 수술을 받으며 재활에 돌입했다. 순조로운 재활로 1군에서 올 시즌 개막을 맞을 것처럼 보였지만 시범경기 도중 수술 부위에 통증이 재발하며 복귀가 늦어지고 말았다.
우규민이 복귀전을 치른 것은 지난 14일 NC전. 우규민은 5.1이닝 무실점 호투로 재활이 성공적으로 끝났음을 알렸다. LG가 빈타 속에 NC와 0-0 무승부에 그친 것이 아쉬웠을 뿐이다. 이후 우규민은 21일 넥센전 6이닝 3실점(2자책)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뒤 27일 kt전에서는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올 시즌 우규민이 3경기에서 남긴 성적은 1승 평균자책점 1.56(17.1이닝 3자책). 우규민이 돌아오며 LG의 마운드 운용에도 숨통이 트였다. 분위기 메이커 우규민의 가세로 LG 투수조의 훈련 분위기도 한결 밝아졌다.
복귀 후 3경기에서 안정감 넘치는 피칭을 선보인 우규민이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수술 부위에 계속해서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 팀을 생각하면 더욱 몸상태를 조심하게 된다는 것이 우규민의 말이다.
우규민의 책임감은 두 가지 측면에서 나타난다. 하나는 어느덧 팀 내 중고참으로 올라선 자신의 위치, 그리고 또 하나는 고액 연봉자로서 몸값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규민은 지난해 11승5패 평균자책점 4.04의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1억8천만원이던 연봉이 3억원으로 뛰었다.
3억원의 고액 연봉자이지만 우규민이 억대 연봉을 받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2013년까지도 우규민의 연봉은 9천만원이었다. 그랬던 것이 2013년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10승8패 평균자책점 3.91)를 따내며 2014년 연봉이 1억8천만원으로 두 배가 됐고, 올 시즌 다시 대폭 몸값이 오른 것이다.
우규민은 "확실히 많은 연봉을 받게 되면서 달라진 것이 있다. 몸이 아프게 되니 예전보다 걱정이 더 되더라. 아침마다 걱정이 되기도 한다"며 "생각해보니 그게 결국 책임감이란 것이었다. 이제 내 몸이 내 것만이 아니다. 일정 부분은 LG 트윈스의 것이라는 생각도 들더라"고 책임감을 강조했다.
아직 조심하는 차원에서 우규민은 지난해부터 선보였던 변칙 투구를 자제하고 있다. 원래 정통 사이드암 스타일의 투수지만 스리쿼터, 심지어는 오버핸드로도 공을 던졌던 것. 하지만 올 시즌은 그 빈도가 많이 줄어들었다. 부상 재발을 막기 위해 조심 또 조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투구 철학만은 여전했다. 우규민은 맞혀잡는 피칭으로 투구수를 최소화하는 것을 추구한다. 지난해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우규민은 이닝 당 투구수 2위(16.1개)에 올랐다. 볼넷 역시 우규민이 기피하는 것 중 하나.
우규민은 "올해도 그런 (투구수 최소화하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홈런 맞는 것보다 볼넷을 내주는 것이 더 싫다"며 "요즘 경기 내용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데, 지난 kt전에서도 볼넷 하나를 내줘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아직 LG는 9위에 머물고 있다. 지난 29일 삼성전에서도 1-4로 패하며 2연패에 빠졌다. 우규민의 다음 등판은 다음달 2일 창원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전이 될 전망. 2년 연속 10승을 달성하며 팀의 에이스급 투수로 성장한 우규민이 책임감으로 똘똘 뭉친 모습을 보이며 LG의 반등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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