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전창진(52) 프로농구 안양 KGC 감독이 부산 KT 감독 시절 승부조작과 불법 스포츠도박에 연루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전창진 감독을 영입해 야심차게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던 KGC는 그야말로 날벼락을 맞았다.
전 감독은 지난 시즌 KT를 지휘할 당시 경기 막판 후보 선수들을 투입해 고의로 패하는 방식으로 승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 중부경찰서 형사과는 최근 소환 조사한 사채업자 등의 진술을 토대로 전 감독의 혐의를 파악했다고 지난 25일 전했다. 경찰은 전 감독에게 3억원을 빌려줬다는 사채업자의 진술과 거래 내용이 담긴 차용증도 확보했다.
KGC는 속이 탄다. 전 감독과 연락이 닿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KGC 구단 관계자는 "어제(25일) 저녁 보도를 통해 사건을 접하게 됐다. 계약 전에는 전혀 알지 못했던 일이다. 아직 통화가 되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라면서 안타까워했다.
사무실에 가만히 앉아있을 수만은 없었던 KGC 구단 직원들은 직접 발로 뛰면서 전 감독의 소재 파악에 나섰다.
KGC는 큰 기대를 안고 전 감독을 영입했다. 전임 이상범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2014년 2월 자진사퇴했다. 이후 이동남 감독대행 체제로 지난 시즌을 치른 KGC는 8위의 성적에 그쳤다. 팀 재건이 필요했던 KGC는 원주 동부와 KT를 거치며 총 14시즌 동안 정규리그 우승 4회 및 플레이오프 우승 3회를 달성한 명장 전창진 감독과 3년 계약을 맺고 재도약을 꿈꿨다.
하지만 전 감독의 불법 스포츠도박 연루 사건이 알려지면서 모두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KBL은 "만일 혐의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엄중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구계의 상징적인 인물이었던 전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로 입건됐다는 사실만으로 한국프로농구 존폐론이 떠오르고 있다.
KGC 선수단은 26일 오전 10시부터 예정됐던 훈련을 소화했다. 하루아침에 사령탑을 잃은 KGC 선수단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