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허재 전주 KCC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앞서 전창진 부산 KT 감독은 스트레스와 과로로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KCC와 KT 모두 성적이 부진한 팀. 감독이 느끼는 압박감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KCC 구단은 9일 허재 감독이 팀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감독직에서 자진 사퇴한다고 밝혔다. 2005-2006시즌부터 KCC 감독을 맡았던 허 감독은 10년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고 정든 구단을 떠났다.
허 감독이 이끄는 KCC는 10년 동안 챔피언결정전 우승 2회와 준우승 1회를 거뒀다. 그 사이 팀은 명문 구단으로 발돋움했고, 허 감독 역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KCC는 과거 이상민, 추승균, 조성원 등 숱한 스타들을 배출하면서 강팀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지난 2012-2013시즌부터 KCC는 하위권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2012-2013시즌을 정규리그 10위로 마친 KCC는 지난 시즌에도 7위에 머물면서 6강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했다. 올해도 8일 현재 11승 34패로 9위에 그치면서 사실상 반등이 어려운 상황이다. 최하위 서울 삼성과도 두경기 차에 불과하다.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이 KCC와 허재 감독의 발목을 잡았다. 떠오르는 스타였던 김민구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전열을 이탈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병역을 마치고 돌아오는 하승진에 새로 영입한 포인트가드 김태술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이들도 번갈아 부상을 당하면서 희망이 점차 사라졌다.
허 감독은 결국 시즌을 마무리 짓지 않고 자진사퇴를 결심했다. 구단도 허 감독의 굳은 마음을 돌릴 수 없었다.
앞서 전창진 KT 감독도 성적 고민 때문에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KT는 20승 24패로 7위에 머물면서 치열한 중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성적에 스트레스를 받아온 전 감독은 과로가 겹쳐 병원 신세를 지게 됐다.
2012-2013시즌 9위에 머물렀던 KT는 지난 시즌 5위에 오르면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하지만 올 시즌 다시 6강 플레이오프 진출권에서 부침을 거듭하면서 전 감독의 머리가 복잡해졌다.
성적 부담은 두 감독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 농구 관계자는 "경기 결과에 따른 감독의 부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사퇴한 허 감독뿐만 아니라 '목숨을 내놓고' 경기를 치르는 감독들이 많다"면서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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