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누가 송신영(38)을 '땜질 선발'이라 했던가. 이제는 당당히 넥센 마운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송신영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다. 넥센은 3-1 승리를 거뒀고, 송신영은 승리투수가 되며 시즌 3승 째를 챙겼다.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에 3연승이다.
송신영이 선발 기회를 잡은 것은 5선발 요원의 공백 때문이었다. 김대우가 부진한 피칭을 보이자 염경엽 넥센 감독은 송신영에게 5선발의 역할을 맡겼다.
염 감독의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됐다. 송신영은 첫 선발 등판이던 19일 광주 KIA전에서 6.2이닝 1실점 호투로 승리를 챙기며 화려한 선발 복귀전을 치렀다. 2006년 7월15일 수원 LG전(6이닝 4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6회 강우콜드 완봉승) 이후 무려 9년, 날짜로 따지면 3천200일 만에 맛보는 선발승이었다.
송신영의 호투는 우연이 아니었다. 다음 등판이던 25일 수원 kt전에서도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것. 선발 2연승을 거둔 송신영에게 계속해서 등판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날 LG전을 앞두고 염경엽 감독은 "(송)신영이도 언젠가는 맞을 것이다. 그런데 그게 오늘이 아니길 바란다"라며 "신영이는 6~7승 정도만 해주면 자기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송신영의 호투가 계속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이날만큼은 앞선 경기에서 보여준 호투를 이어가기를 기대했다.
염 감독이 기대한 대로 이날 LG전에서도 송신영의 호투는 계속됐다. 시속 140㎞ 초반대의 구속으로도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력과 날카로운 변화구를 앞세워 LG 타선을 꽁꽁 묶었다. 3회말 최경철에게 허용한 불의의 솔로 홈런이 이날 경기 송신영의 유일한 실점이었다.
실점 후에는 오히려 완벽한 투구를 펼친 송신영이다. 3회말 선두타자 최경철에게 홈런을 허용한 송신영은 이후 7회말을 마칠 때까지 무려 15타자를 연속 범타로 돌려세웠다. LG 타자들은 그야말로 송신영의 투구에 꽁꽁 묶였다. 힘껏 때려낸 타구는 외야수들의 글러브 속으로 빨려들기 일쑤였다.
송신영이 제 몫을 다하고 물러난 이후 넥센은 8회 셋업맨 조상우, 9회 마무리 손승락을 투입해 3-1 승리를 지켜냈다. 그렇게 송신영의 3연승도 확정됐다. 송신영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0.71에서 0.92로 높아졌지만 여전히 0점대를 유지했다.
송신영은 투수, 야수를 통틀어 현재 넥센 선수단의 최고령 선수다. 내년이면 벌써 한국 나이로 마흔이 된다. 하지만 송신영은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소 증명해내고 있다. 맏형 송신영이 땜질 역할을 넘어 팀의 핵심 선발투수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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