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오프시즌이지만 한국배구연맹(KOVO)은 바쁘다. 오는 29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치러질 예정인 2015-16시즌 여자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때문이다.
연맹은 지난 15일과 17일 각각 실행위원회와 이사회를 열었다. 역시나 가장 큰 이슈가 된 건 트라이아웃이다.
연맹은 2005-06시즌 외국인선수 제도를 도입(여자부는 2006-07시즌부터 적용)했다. 그동안 큰 변화는 없었다.
여자부에서는 지난 2010-11시즌 한 차례 변화를 시도했다. 외국인선수 출전 세트 제한이 그것이다. 당시 3세트는 국내선수들로만 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2011-12시즌부터는 다시 현행 규정으로 되돌아갔다.
2015-16시즌 V리그는 변화의 첫 발걸음을 뗀다. 여자부의 트라이아웃에 의한 외국인선수 선발이 그것이다. 국내 프로스포츠 종목 중 남녀 프로농구가 현재 트라이아웃으로 외국인선수를 선발하고 있다. 프로야구는 외국인선수 도입 초기인 지난 1998년 트라이아웃 제도를 먼저 도입했다가 자유계약 제도로 변경했다.
시행을 앞두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여자부 트라이아웃을 두고 실행위원회와 이사회에 참석한 구단 관계자들이 연맹측에 제기한 가장 큰 문제는 '안전장치'다.
예를 들어 트라이아웃에서 선발한 선수가 연봉 또는 해외 다른 리그 팀과 계약 등의 이유로 V리그에 오기를 거부하는 경우, 그리고 선발한 선수가 기량 미달이나 부상 등으로 뛸 수 없다고 판단됐을시 대체 선수 수급 여부에 대해서다.
당장 뾰족한 수는 없다. 대체선수를 데려오게 된다면 트라이아웃 참가자 중에서 선발을 해야 한다는 원칙만 정해졌다. 연맹에 따르면 이번 트라이아웃 최종 참가선수는 26명이다. 지원자를 더 받는다고 하더라도 현재로선 30명선을 넘기긴 힘들어 보인다. 대체선수 인력풀이 적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트라이아웃에서 지명받지 못한 선수들이 V리그의 러브콜을 마냥 기다리고 있는다는 보장도 없다. 각자가 소속팀과 뛸 리그를 찾아 뿔뿔히 흩어질 수밖에 없다.
연맹은 구단측에 대체선수에 대한 안전장치로 대안을 제시했다. 외국인선수 2명 보유에 1명 출전, 대체선수에 한해 연봉 12~15만달러 수준에 맞는 자유계약선발이 그것이다. 그러나 연맹과 구단 사이의 의견 차이가 있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두 번째 대안은 문제가 생길 소지가 다분하다. 구단에서 트라이아웃 지명 선수와 계약을 파기하고 미리 점찍어 놓은 선수를 자유계약을 통해 대체선수로 영입할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연맹이 도입한 트라이아웃 제도의 의미는 무색해질 수 있다.
부상이 발생하거나 기량미달로 퇴출을 결정한 뒤에 외국인선수 없이 시즌을 치르는 팀이 나올 수 있게 된 셈이다. 일부 구단의 반발이 있기도 했지만 여자부 6개팀은 트라이아웃에 모두 참가한다. 그러나 선수 선발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대체선수를 영입할 상황이 벌어질 경우 한 시즌 팀 운영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연맹은 "첫 도입이라 시행착오는 일어날 수 있다"며 "문제점이 드러난다면 앞으로 이를 잘 보완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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