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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티니-니콜, 챔프전서 엇갈린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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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즌 활약 도로공사 니콜, IBK 기업은행 우승 지켜보며 '고별전'

[류한준기자] 데스티니(IBK 기업은행)와 니콜(한국도로공사) 모두 눈물을 흘렸다. 한 쪽은 기쁨, 다른 한 쪽은 아쉬운 마음 때문이다.

IBK 기업은행의 주포로 활약한 데스티니는 V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한을 이번에 풀었다. 그는 이미 V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다. 지난 2009-10시즌 GS 칼텍스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V리그에 왔다.

당시 GS칼텍스는 데스티니 효과를 톡톡히 봤다. 데스티니 영입 전까지 하위권에 처져 있었으나 그가 합류하면서부터 전혀 다른 팀이 됐다. 정규시즌에서 12연승을 기록하며 기세를 올렸다.

GS 칼텍스는 포스트시즌에서 다크호스로 꼽혔으나 당시 최고의 외국인선수라고 평가받던 몬타뇨(현 터키 페네르바체)가 버티고 있던 KT&G(현 KGC 인삼공사)에게 플레이오프에서 무릎을 꿇었다.

데스티니는 GS 칼텍스와 재계약하지 않고 V리그를 떠났다. 이후 5년 만에 이번 시즌 다시 IBK 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으면서 V리그로 복귀했다. 그리고 31일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IBK 기업은행은 도로공사를 3-0으로 꺾고 시리즈 전적 3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역시 맹활약한 데스티니는 기어코 챔피언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니콜은 올 시즌을 포함해 3시즌째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었다. 역대 V리그에서 뛴 외국인선수들 중 가장 팀 적응에 성공한 선수로 꼽힌 니콜은 도로공사에서 주포 노릇을 꾸준히 해왔다.

정상과는 늘 거리가 있었으나 올 시즌 정규시즌에서 소속팀이 1위를 차지하며 무관의 한을 푸는가 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니콜은 챔피언결정전 우승 반지를 손가락에 끼지 못했다.

데스티니와 니콜은 2015-16시즌부터는 국내에서 뛰고 싶어도 코트에 나서지 못한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2015=16시즌부터 외국인선수 선발 방식을 팀별 자유계약에서 트라이아웃으로 바꾸기 때문이다. 연맹이 정한 규정상 데스티니와 니콜은 트라이아웃에 참가할 수 없다.

팀에 우승을 안긴 데스티니와 준우승에 그친 니콜 모두 31일 열린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3차전이 V리그 마지막 무대가 됐다.

우승을 차지한 IBK 기업은행 응원단과 팬들은 소속팀의 응원가를 부르며 데스티니에게 뜨거운 박수와 함성을 보냈다. 준우승에 그쳤지만 원정 온 도로공사 응원단도 마찬가지였다.

니콜은 경기가 끝난 뒤 누구보다 더 서럽게 울었다. 두손으로 얼굴을 감싸쥐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도로공사 응원단은 니콜의 이름을 부르며 아낌없는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그동안 V리그 코트에서 뛰며 보여줬던 열정을 잊지 앟겠다고.

조이뉴스24 화성=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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