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시민구단 광주FC는 오는 7월 예정된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준비로 인해 홈구장인 광주월드컵경기장 사용이 어렵다. 시즌 개막 후 4라운드까지 인천 유나이티드-대전 시티즌-부산 아이파크-울산 현대를 상대로 모두 원정 경기를 치렀다.
12일 5라운드 전북 현대전에서야 홈 개막전을 가졌지만, 불완전 홈경기였다. 광주가 아닌 목포의 국제축구센터 주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러야 했다.
엄밀히 따지면 목포는 전남 드래곤즈의 홈 지역이다. 전남 드래곤즈가 전남을 광역 연고로 하고 있으니 광주FC가 홈 경기를 치를 수 없다. 그러나 전남 서남권은 광주FC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데다 동부권인 광양을 연고로 하고 있는 전남보다는 광주가 좀 더 친밀한 것이 사실이다.
목포에서 K리그가 열린 것은 1997년 전남-일화의 경기 이후 18년 만이다. 당시에는 유달 종합경기장에서 치렀다. 때문에 국제축구센터에서의 K리그 경기는 이날이 처음이다.
광주 구단은 입장권 발권 장비, 광고판 등 제반 시설을 모두 광주에서 공수해왔다. 300만원 가까운 비용이 들었다. 목포축구센터에서는 관람객 편의를 위해 이동식 화장실, 매점을 설치하고 전광판 옆에 이동형 멀티스크린 차량을 배치해 관중들에게 최대한 많은 정보를 알려주려 애를 썼다.
경기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주경기장의 수용 좌석은 4천석이다. 가변석을 포함하면 최대 7천명까지 관람할 수 있지만 안전 문제로 개방하지 않았다. 자칫 경기에 흥분하다보면 그라운드로 뛰어들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가변석에서 그라운드까지의 거리는 6m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구장 실사도 통과했다. 관중석 규모에서 기준에 미달했지만 이는 어쩔 수 없었다. 광주 인근의 영광, 나주 등 도시의 경기장도 유니버시아드 준비로 사용이 불가능하다. 평소 실업축구 내셔널리그(3부리그격) 목포시청의 홈구장으로 사용되는 곳이어서 경기를 치르기에는 문제가 없었다. 자주 경기장을 사용하다보니 잔디 곳곳이 패여 있었던 것이 아쉬운 부분이었다.
작은 규모의 관중석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광주 창단 이후 처음으로 홈경기 매진(?) 가능성이 있었다. 광주 관계자는 "광주에서 홈 팬들이 버스 석 대에 나눠 타고 온다. 예매표가 1천장 정도였다. 연간회원권 등을 포함하면 많은 관중이 찾을 것 같다"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경기를 앞두고 목포축구센터로 들어오는 입구부터 차량 행렬이 꼬리를 물었다. 주차장이 부족하니 입구나 진입로 옆에 주차를 하고 걸어서 축구센터까지 오는 팬들이 다수였다. 목포시에서 평소 1시간에 한 대 지나가는 버스를 10분에 한 대로 증차했지만 막혀서 진입할 수 없었다.
관중석과 그라운드가 워낙 가깝다보니 선수들의 목소리가 그대로 들렸다. 아담한 규모에 관중 밀집 효과까지 있어 분위기는 최상이었다. 일부 관중은 전북 조성환이 혼자 실수한 뒤 격하게 혼잣말을 하자 같이 흥분해 소리를 지르는 등 재미난 장면을 연출했다. 양팀 선수 중 전북 이동국은 지난 2010년 2월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에 소집돼 이곳에서 목포시청과 연습경기를 치른 경험이 있다.
광주는 18일 성남FC, 26일 FC서울과도 목포에서 홈 경기를 치른다. 광주월드컵경기장은 월드컵경기장 육상 트랙 공사가 끝나는 다음 달 3일 전남전에야 사용할 수 있다. 이후 국제육상경기연맹의 트랙 실사가 끝나는 것을 기다린 뒤 5월 24일 부산전부터 다시 홈으로 활용한다. 유니버시아드 기간에는 다시 원정 유랑을 떠난 뒤 8월부터 드디어 홈에 자리 잡는다. 그야말로 광주의 기구한 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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