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우즈베키스탄은 한국과의 역대 전적에서 1승 2무 9패로 절대 열세다. 1승도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때 거둔 것이다. 이후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패하거나 비기는 등 나름대로 좋은 경기 운영을 하고도 한국을 넘지 못하는 긴 세월이 어어졌다.
현 우즈벡 대표팀의 중심에는 K리그에 익숙한 세르베르 제파로프(33, 울산 현대)가 있다. 제파로프는 옮기는 팀마다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0년 FC서울의 정규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2014년 성남FC의 FA컵 우승 등 소속팀을 정상으로 올려놓는 데 일가견이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이면서 측면 윙어까지 자유롭게 뛸 수 있는 제파로프의 장점은 우즈벡 대표팀에도 큰 힘이다. 울산에서도 마찬가지다. 포항 스틸러스와의 2라운드에서는 절묘한 공간 이동으로 골맛을 보기도 했다.
사실 제파로프는 지난 1월 호주 아시안컵 당시 한국과의 8강전을 앞두고 오른쪽 허벅지 뒷근육이 좋지 않았다. 결국 한국전에 나서지 못했고 우즈벡이 연장전 끝에 0-2로 패배하는 것을 지켜봤다. 조별리그 북한과의 경기에서 왼쪽 측면 가로지르기로 도움을 기록하는 등 팀의 중심임을 보여줬었기에 한국전에 출전하지 못한 아쉬움은 컸다.
미르잘랄 카시모프 우즈벡 대표팀 감독도 제파로프에 대해서는 강한 신뢰를 보냈다. 그는 한국전을 하루 앞둔 26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따로 말하지 않아도 제파로프가 어떤 선수인지는 여러분들이 잘 알고 있지 않느냐. K리그에서 잘 뛰고 있는데 한국전에 나서서 실력을 보여줄 것이다. 부상에서도 회복해 준비도 잘하고 있다.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라며 신뢰를 표시했다.
제파로프는 아시안컵을 끝으로 세대교체의 물결에 휩쓸리는 듯했다. 루트풀라 투라예프(로코모티브), 아지즈 하이다로프(알 샤밥) 등이 제파로프의 포지션에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했다. 이들이 20대 후반이라는 점에서 30대 중반으로 접어드는 제파로프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그래도 제파로프는 명불허전이었고 카시모프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누구보다 한국을 잘 알고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지한파'인 카시모프 감독과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얼마든지 위력적인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
제파로프의 출전은 한국 수비라인에도 좋은 시험이다. 제파로프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공격진을 차단하는 것이 숙제다. 특히 사르도르 라시도프(분요드코르), 산자르 투르스노프(보르스클라) 등 2선 공격진과 바호디르 나시모프(파디데흐), 보키드 쇼디에프(분요드코르)로 대표되는 최전방 공격진의 공간 침투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숙제다.
한국의 수비라인이 일부 변화가 있는 상태로 나선다는 점도 우즈벡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몇 차례나 수비가 무너지며 위기를 허용했지만 어렵게 버텨내고 연승을 거뒀다. 이번 우즈벡전에서는 당시보다 나아진 수비력을 보여줘야 하는 부담이 있다. 우즈벡이 이를 역이용한다면 한국으로서는 어려운 경기가 될 수도 있다. 수비에 있어서만큼은 자신감을 보이는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이 우즈벡저에서 어떻게 구현될 지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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