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2015 호주 아시안컵은 구자철(26, 마인츠05)에게 만감이 교차하는 대회였다.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탈락과 부진에 빠진 자신의 반전을 꿈꾸기에 더없이 좋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체제에서의 첫 단일 대회라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구자철 대신 기성용(스완지시티)에게 주장 완장을 맡기며 부담을 덜어줬다. 구자철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오만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조영철(카타르SC)의 골에 보이지 않은 도움을 기록하며 1-0 승리에 기여했다.
하지만, 호주와의 3차전에서 오른쪽 팔꿈치 인대 파열 부상을 당했고 더는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팀으로 복귀했다. 상당히 아쉬운 상황이었다.
부상에서 회복했지만 마인츠에서의 위치는 어정쩡했다. 선발과 교체 사이를 오갔다. 그래도 지난 14일 친정 아우크스부르크를 상대로 골을 넣는 등 감각을 보여줬다. 슈틸리케 감독도 구자철의 기량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 3월 A매치 2연전 명단에 넣었다.
구자철은 2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표정은 상당히 밝아 보였다. 경기장 인근 유성구에 본가가 있어 나름대로 대전과 인연도 있다.
그는 "대전에서 10여 년 만에 A매치가 열리는데 어린 시절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를 보러왔던 기억이 있다. 대표팀으로 와서 경기를 뛰어 기쁘다"라며 인연을 소개했다.
아시안컵 이후 첫 A매치라는 점을 잘 알고 있는 구자철은 "우즈베키스탄은 아시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팀이다. 아시안컵에서 겨뤘던 것과 상관없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겠다. 몸이 많이 좋아졌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시안컵을 온전히 소화하지 못하고 마인츠로 복귀했던 구자철은 "아시안컵 당시 대표팀은 100% 좋은 시간을 보냈다. 팀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도 안다. 당시 분위기를 잘 이어가고 싶다"라며 하나 되는 대표팀의 일원임을 전했다.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 주역인 구자철은 기량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그리 좋은 평가는 아니었다. 그는 "나는 큰 꿈을 꾸고 있는 선수다. 계속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을 보냈다. 이제는 이전에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라며 새로운 의지를 불태웠다.
자신 대신 주장을 맡았던 기성용에 대한 응원도 잊지 않았다. 구자철은 "주장을 오래 해봤는데 영광스러웠다. 좋은 경험이었다. 옆에서 많이 도와주려고 한다. 내 역할 안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팀이 잘 돌아간다면 옆에서 봐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라며 조력자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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